통합과 분열의 갈림길에 서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내홍이 이번 주 분기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표가 지난 18일 광주 강연에서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부' 구성을 내홍 돌파 카드로 제시한 이후 일단 박원순 서울시장은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3두 체제' 성사의 열쇠를 쥔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당초 24일 문·안·박 체제 수용 여부를 밝힐 계획이었지만 22일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26일 영결식 이후로 입장 표명 시기를 늦췄다.
안 전 대표 측은 27일과 29일 중 29일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안 전 대표 주변에서는 문 대표의 들러리를 설 수 있다며 참여에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이날 YS 빈소를 찾은 뒤 "통합과 화합을 위한 정치로 국민으로부터 다시 신뢰받는 정치를 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혀 수용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낳았다.
안 전 대표가 문·안·박 체제에 참여, '오월동주'의 길을 택하면 4·29 재보선 참패 이후 7개월 가까이 이어진 당내 갈등을 봉합할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로선 끊임없이 시달려온 사퇴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고, 안 전 대표는 다시 당권을 쥠으로써 혁신의 칼자루를 행사할 힘을 갖게 된다.
물론 안 전 대표로선 문 대표와 정치적 공동운명체가 되게 돼 내년 총선에서 참패할 경우 공동 책임을 져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안 전 대표가 문·안·박 구상을 거부한다면 주류, 비주류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당이 시계제로의 혼돈 상태로 빠져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문 대표 측은 내부적으로 박 시장과의 문·박 지도부만으로 개문발차한 뒤 '+α'를 채워가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그러나 이 경우 안 전 대표의 선택을 기다리며 집단 행동을 자제해온 비주류가 본격적으로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할 공산이 크고, 당내 갈등이 극도로 증폭되면 비주류의 탈당사태 등 사실상 분당 국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있다.
한 비주류 인사는 "안 전 대표가 결행한다면 최소 20명의 의원은 함께 움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내에서 문·안·박 구상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다양한 그룹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목희 김기식 박수현 유은혜 진성준 의원 등 초·재선 의원 10명은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의 혁신 실천에 앞장서고 안 전 대표는 '3톱체제'에 참여하는 것을 호소하는 내용의 성명서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앞서 지난 19일 중진의원 18명은 문·안·박 체제를 통한 당의 단합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반면 비주류 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은 23일 오찬 회동을 하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민집모는 지난 16일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회견을 하려다 당내 상황을 지켜보자는 판단에 따라 연기한 바 있다.
'문·안·박 구상'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호남권 의원들은 26일 비주류 주승용 최고위원 주재로 대규모 회동을 갖기로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문재인-안철수,결별 혹은 봉합?…이번주 분기점
입력 2015-11-22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