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문재인 제안 입장 발표 연기...24일 기자간담회 취소

입력 2015-11-22 19:48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문재인 대표의 공동지도체제 제안에 대한 입장 표명을 연기하면서 통합과 화합을 위한 정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조문한 뒤 기자들로부터 예정대로 오는 24일 부산에서 문 대표의 제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것인지 질문을 받고 "영결식(26일)이 끝난 다음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고인께서 평생 동안 간직하셨던 민주화에 대한 열정과 헌신을 국민들이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라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남기셨던 통합과 화합에 대한 말씀을 기억하겠다"며 "통합과 화합을 위한 정치로 국민들로부터 다시 신뢰받는 정치를 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안 전 대표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는 24일 부산 기자간담회 일정은 취소하려 한다. 영결식 후에 입장을 발표한다면 27일 또는 29일이겠지만 27일은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라…(고민중)"라고 말해 29일 발표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안 전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 주최한 '파수꾼 민주주의와 한국정치의 미래' 토론회에 참석,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과 해킹의혹 사건,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을 언급하고 "현 정권의 국정운영은 권위주의적이고 고압적으로,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일들이 거침없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권의 독단과 독주를 저지할 국민적 힘과 연대가 절실하다"며 "여야 정당 모두를 혁신하고 낡은 정치를 청산하는 한국정치의 대대적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이 스스로 파수꾼이 될 때 현 정권과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을 바로 잡을 수 있다. 제 역할을 못하는 야당에게도 따끔한 경고와 질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집권층에 대한 실망과 환멸이 매우 크지만 제1야당은 고질적 패권정치 또는 낡은 진보의 덫에 빠져 있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파수꾼 민주주의' 개념을 주창한 존 킨(John Keane) 시드니대 교수는 "정부에 대한 자체 감시기구가 없으면 민주주의가 크게 약화될 것"이라며 "정부 내부에 있는 감시기구는 다시 활력을 찾아야 하고 새로운 파수꾼도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