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반(反)이슬람국가(IS) 전선’ 구축이 점차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미·러 합심’ 권고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긍정적 언급’이 이어지면서 미·러 정상과 연이어 회동에 나설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반 총장은 22일(현지시간) IS에 맞서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가 힘을 합쳐달라고 촉구했다.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IS 격퇴 결의안 통과에 이어 재차 국제적 협력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반 총장은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모든 테러리스트와 극단주의 이념에 물든 자들은 인류의 이름으로 물리쳐야 한다”며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공조를 강하게 권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IS를 지목해 “우리는 공동의 적인 ‘ISIL’(IS의 다른 이름)와 ‘다에시’(IS가 사용을 금지한 IS의 아랍어 이름)에 대처하기 위해 국제적인 연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러시아가 IS를 저지하는데 초점을 둔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양측은 그간 각자 IS를 겨냥한 공습 작전을 진행하면서 협력에 난항을 겪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26일에는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IS 격퇴를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파리 테러를 기점으로 적극적인 IS 척결 의지를 보이고 있는 올랑드 대통령의 행보가 미·러시 공조 여부의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올랑드 대통령은 파리 연쇄 테러의 배후인 IS와 맞서 “테러를 뿌리 뽑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위해 미국과 러시아가 한편이 돼 힘을 합쳐야 한다고 호소한 바 있다.
전문가들도 미·러 양국이 그간 대립해왔지만 이제는 협력을 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싱크탱크인 ‘카네기 유럽’의 마크 피에리니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일련의 공격이 촉매 역할을 했다”며 “뭔가 완전히 새로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IS 격퇴 탄력받나…반기문 "미·러 IS 대응 공조해야, 오바마 "러시아 도움될것"
입력 2015-11-22 2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