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멸치 뒷바라지 선친에 효심 각별

입력 2015-11-22 16:50
22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을 기억하는 고향 사람들은 김 전 대통령의 부친 김홍조옹을 향한 효심을 잊을 수 없다.

김 전 대통령은 부친이 별세하기 전까지 부인 손명순 여사와 함께 대통령 재임 때는 물론 퇴임 후에도 세배를 빠트린 적이 없다.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 때 경남 마산시(현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머물던 부친 집을 찾아 큰절을 올리며 김옹이 건넨 세뱃돈 1만원을 받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환하게 웃기도 했다.

대통령 퇴임 후에도 마산에 거주했던 아버지를 찾아 세배하는 것을 중요한 일정으로 꼽았다.

세배길에는 차남 현철 씨와 며느리, 딸 등도 함께 나서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외국에 나가 있을 때도 안부 전화를 할 만큼 효심이 지극했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김옹이 생전에 살았던 마산의 이웃 주민들은 김 전 대통령이 아버지 집에서 가족 친지, 지인들과 한 상 차려 나눠 먹는 따뜻한 밥상을 가장 좋아했다고 기억한다.

두 사람, 부자간 정은 각별했다.

김 전 대통령에게 김옹은 부친이자 ‘영원한 정치 후원자’였다.

김옹은 야당 정치생활을 오래한 아들을 위해 고향인 경남 거제에서 멸치어장을 운영하며 힘겹게 뒷바라지를 했다.

한 때 김옹이 바다에서 수확해 정성껏 말려 아들에게 보낸 이른바 ‘YS 멸치’는 수많은 정치인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선물로 유명했다.

김 전 대통령 생가 마을 한 주민은 “YS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후에 고향 마을에서 부친이 잡은 생멸치를 초장에 버무려 회로 먹던 그 맛은 결코 잊을 수 없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거제=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