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는 잘 맞춰’ 21년 전 출시돼 민주화 상징된 게임

입력 2015-11-23 00:05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집권 시절 정식 출시된 게임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입니다. “지금 출시됐다면 명예 훼손으로 경찰에 끌려갔을 것”이라며 당시의 민주화 바람을 그리워하는 네티즌들이 많았는데요. “이게 게임이 됩니까”라는 안타까움이 이어졌습니다.

화제가 된 게임은 열림기획에서 1994년 출시한 “Hello, mr.President”라는 게임입니다. 당시 3만4000원이라는 고가에 팔리던 게임은 10가지의 다양한 아케이드 게임을 담고 있었는데요. 그 중 “YS는 잘 맞춰”라는 게임은 지금도 회자되는 격투게임입니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대전을 펼친다는 설정인데 김영삼 전 대통령은 03장품이라는 무적의 필살기를 펼칩니다.

21년 전의 게임이 지금에서도 회자되는 이유는 당시의 민주적 바람이 현재는 상상도 못 할 만큼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15년 대통령을 게임 캐릭터로 활용한 게임을 만든다면 명예훼손 혹은 국가 품격을 저해했다는 이유에서 법정에 서 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시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스스로 시민들의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진정한 민주화를 이뤘다며 즐거워했을 지도 모를 일이죠.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은 “YS, DJ라고 친근하게 부를 수 있고 공공연하게 대통령 욕을 해도 잡혀가지 않을 수 있던 시대를 연 대통령”이라고 고인을 평가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요즘 이런 게임 만들면 세무조사 받고 경찰서 끌려가는 것 아니냐”며 우스갯소리를 늘어놨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고야만다”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1969년 박정희 정권의 3선 개헌을 반대하다 초산(질산) 테러를 당했을 때에도 “목숨이 끊어지지 않는 한 바른 길, 정의에 입각한 길, 진리를 위한 길, 자유를 위하는 일이면 싸우렵니다. 싸우다가 쓰러질지언정 싸우렵니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여야 불문한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그 분의 빈소를 찾아 그분을 애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