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왕가뭄 겪은 북한” 물절약 농법 권장

입력 2015-11-22 08:22

올해 극심한 가뭄을 겪은 북한 당국이 농작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농민들에게 물을 절약할 수 있는 농법들을 적극적으로 권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가 22일 입수한 김일성종합대학학보 2015년 3호(7월20일 발행)에는 '물 절약형 농법을 도입하는 데서 나서는 중요 문제'라는 제목으로 물 사용량을 줄이면서 쌀 생산량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농법을 소개한 글이 실려 있다.

이 글은 영양알모(한 개의 영양알에 씨앗이 2∼3알씩 들어가는 형태의 모) 농법의 경우 모에 물을 4∼7일에 한 번씩만 주면 돼 물을 아끼는 동시에 수확량은 일반 모를 심은 논보다 정보(약 9천900㎡)당 약 437㎏ 많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물이 상대적으로 더 부족한 지역은 모내기 시기를 늦출 수 있는 큰 모를 키우고 작물의 내한성을 높여주는 비료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농업 부문 일꾼들과 근로자들은 우월성과 생활력이 확증된 우리 식의 물 절약형 농법을 모든 영농공정에 적극 받아들임으로써 적은 물로 정보당 알곡 소출을 획기적으로 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 6월 '심각한 가뭄 피해, 그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쿠바의 물 소비량 통제 노력과 스리랑카의 우물 건설 등 세계 각국의 가뭄 극복 사례를 전했다.

북한이 이처럼 물 절약 농법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것은 잦은 가뭄과 이에 따른 식량난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특히 올해의 경우 북한 당국이 '100년 만의 왕가뭄'이라고 할 정도로 가뭄 피해가 심해 물을 절약할 수 있는 농법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독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0)는 가뭄 탓에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주는 식량 배급량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FAO에 따르면 올해 북한의 밀과 보리 수확량은 지난해보다 32% 감소한 3만6천83t에 그쳤다. 감자 수확량도 23만2천889t으로 작년에 비해 2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가뭄으로 식량 부족 사태를 종종 겪는 북한으로서는 물을 덜 사용해도 성과를 비슷하게 내는 농법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