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최초 여성 자폭테러범이라더니? 프랑스검찰 "다른사람이 폭파"

입력 2015-11-21 10:44 수정 2015-11-21 10:45
지난 18일(현지시간) 파리 테러 용의자 검거작전 중 자폭한 것으로 알려지며 ‘서유럽 최초의 여성 자살 폭탄 테러범’으로 지목됐던 여성 용의자가 실제로는 자폭을 시도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프랑스 수사 당국은 폭발 당시 아이트불라센이 폭탄 장치를 몸에 착용하지 않았으며 옆에 있는 누군가가 폭탄 조끼를 터뜨렸다고 밝혔다. 프랑스 검찰 대변인은 “우리가 모든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밝히기가 매우 조심스럽지만 아이트불라센이 자살 폭탄을 터뜨린 것은 아니다”고 발표했다.

다만 아이트불라센이 아닌 누가 자살폭탄을 터뜨렸는지는 확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검거 작전에서 아이트불라센 외에 파리 테러의 총책인 압델하미드 아바우드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여성 등 2명이 더 사망했다.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테러를 기획한 아바우드의 사촌으로 추정되는 아이트불라센은 당시 파리 북부 생드니의 한 아파트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중 폭탄이 장착된 조끼를 작동해 자폭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당시 그는 아파트 내부에서 경찰을 향해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라고 외치다 신원을 밝히라는 경찰의 요구에 창가로 다가왔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손을 든 상태로 얼굴을 가렸던 아이트불라센은 “당신 남자친구, 그는 어디에 있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내 남자친구가 아니다”라고 답했고 그 이후 폭탄이 터져 숨졌다.

이와 관련 당시 작전에 투입된 한 경찰은 영국 BBC 방송에서 “아이트불라센이 테러리스트와 자신이 관계없다고 말하려고 하며 투항을 원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당시 우리는 아이트불라센이 우리를 속이려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