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위대하다” 이슬람 무장단체 이번엔 말리 테러

입력 2015-11-21 01:12 수정 2015-11-21 03:38
20일(현지시간) 말리 수도 바마코 도심에 있는 래디슨 블루 호텔에 잡혀 있던 한 인질이 황급히 달아나는 장면이 말리 TV에 잡혔다. 이슬람 무장단체는 호텔 안에 있던 170여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였다. 이들은 진입하기 직전 자동 소총을 난사했으며 수류탄을 보유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AP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급진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의한 연쇄 테러가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서아프리카 말리 수도 고급호텔에 이슬람 무장단체가 난입해 170여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였다. 연이은 급진주의 세력의 테러에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20일 오전 7시쯤 여러명의 무장괴한이 말리 수도 바마코 도심에 있는 5성급 래디슨 블루 호텔을 습격해 인질극을 벌이며 정부군과 대치했다고 보도했다. 호텔 안에는 140명의 투숙객과 30명의 직원들이 갇혀 있었다고 미국 CNN방송 등이 전했다. 투숙객들은 프랑스 미국 인도 중국 등 세계 각지의 외국인들이 포함됐다.

말리 특수부대는 미군, 프랑스군과 함께 호텔 진입 작전을 펼쳐 무장 괴한 2명을 사살했다. 말리군은 더는 인질이 없으며 인질 사태는 종료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질극으로 프랑스인 1명과 벨기에인 1명, 말리인 2명 등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호텔 내부의 2개 층에서는 27구가 발견됐으나 이들의 국적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호텔을 습격한 테러리스트들은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는 뜻의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쳤으며 코란 구절을 암송하는 인질은 석방했다.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알카에다 연계 단체인 알무라비툰은 이번 호텔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유목 부족인 투아레그족과 아랍인들로 구성된 알무라비툰은 말리 북부와 알제리 남부의 국경 지대에서 활동해 왔으며 잔인한 행각으로 북아프리카에서 악명을 떨친 단체다.

말리에서는 지난 3월 외국인들에게 유명한 바마코의 한 음식점이 이슬람주의자들의 공격을 받아 5명이 사망했다. 서북부 세바레 지역에서도 지난 8월 무장 괴한들이 비블로스 호텔에 난입한 뒤 총기를 난사해 정부군과 유엔 직원 등 9명이 숨졌다.

프랑스는 말리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확대하자 2013년 말리 정부군을 지원하고자 군대를 파견하는 등 말리에 군사적 지원을 해 왔다. 말리에는 현재 프랑스군 병력 1000여명이 주둔하고 있다.

한편 파리 연쇄 테러 용의자를 수색 중인 프랑스 검찰은 지난 18일 파리 북부 생드니에서 검거작전을 벌일 당시 여성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가 한 명 더 숨졌다고 이날 밝혔다. 검찰은 당시 총격으로 사망한 세 번째 여성을 아파트 내에서 찾아냈으나 신원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프랑스 경찰은 도피 중인 테러 용의자 살라 압데슬람(26) 등을 검거하기 위해 네덜란드까지 수사 지역을 넓혔다.

프랑스가 급진주의 무장단체 IS 격퇴에 국제사회의 공조를 요청하는 결의안 채택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요청하면서 연합전선도 확대될 전망이다.

결의안 초안은 늦어도 이번 주말 내 무난히 통과될 전망이다. 이 경우 IS 격퇴를 위한 연합군이 확대돼 IS 공습에 참여하지 않았던 중국과 독일, 네덜란드 등이 IS 격퇴에 함께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세정 김상기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