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와 모텔서 '파티마약' 즐긴 현직 경찰

입력 2015-11-20 20:18
현직 경찰관이 여자친구 등 지인과 마약을 투약하다 적발됐다. 누군가 자신을 납치해 마약을 강제로 투약했다고 진술을 했으나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고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엑스터시와 케타민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등)로 서울 용산경찰서 A경장(29)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A경장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여자친구 B씨(33·여)와 B씨의 지인 C씨(34)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A경장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교대역 인근 모텔에서 B씨와 엑스터시를 투약했다. 이후 B씨는 지인 C씨를 불러냈고 셋이서 지난 18일 신당동 모텔을 찾아 같은 방법으로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투약한 케타민은 ‘파티 마약’이라 불리는 신종 마약이다. 마약은 B씨가 구했다고 한다. A경장은 경찰 조사에서 마약을 한 건 처음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에 걸쳐 투약한 A경장은 19일 오전 몸이 아프다며 출근하지 않았다. 20일 새벽 1시쯤 귀가하던 A경장은 서울 은평구의 한 병원에 진료를 받기 위해 들렀다. 몸이 욱신거린다는 이유였다. A경장은 병원 측에 마약을 투약했으니 경찰을 불러달라고 했고, 병원 측의 신고로 검거됐다. A경장은 경찰 조사에서 “납치당한 뒤 누군가 나에게 마약을 투약했다”며 거짓 진술을 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거짓말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A경장을 추궁한 중부경찰서 강력팀은 서울 신당동 모텔에 함께 있던 B씨와 C씨도 바로 검거했다. 현장에선 마약 투여 기기가 발견됐지만 다른 마약류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명 모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은 이들의 마약 구입처 등에 대해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