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새정치연합 오영식 최고위원 사퇴? 문·안·박 연대 구성 제안 강행에 반발해 거취 고민 중

입력 2015-11-20 18:37

새정치민주연합 오영식 최고위원이 거취 문제를 고민 중인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표가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공개 제안하는 과정에서 최고위원들의 협의를 거치지 않은 사실에 반발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오 최고위원 측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오 최고위원이) 거취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이미 문 대표가 문·안·박 연대를 최고위원들과의 상의 없이 제안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오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문 대표가 광주 조선대학교 강연에서 문·안·박 연대를 공개 제안한 직후 사실상 이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오 최고위원은 “문·안·박 연대 구성 제안은 당 혁신과 통합을 위한 대표의 고심어린 제안”이라면서도 “이런 제안이 최고위원들과 어떤 협의도 없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문·안·박) 삼자간의 공동 합의와 비전제시가 선행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연대가) 혁신과 통합이 아니라 또 다른 지분, 권력 나누기로 곡해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오 최고위원은 지난 9월에도 문 대표의 재신임 투표 제안에 반발해 최고위원 사퇴를 시사한 적이 있다. 그는 이르면 오는 22일 거취 표명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 최고위원이 사퇴를 거론할 경우 내년 총선을 준비하기 위한 당내 지도체제 논란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승용 최고위원도 문·안·박 연대를 공개적으로 거부하고 나섰다. 유승희 최고위원도 거부 의사를 표했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뒤 이어 사퇴를 시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문 대표는 문·안·박 연대를 중심으로 내년 총선을 준비해야한다는 입장이 강하다. 삼자가 모두 대선 주자급일뿐더러 이들 사이에 정치 혁신에 대한 공감대가 강한 만큼 국민들에게 더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 대표는 “이것(공동지도부)은 우리 당에 필요한 일이고 더 이상의 방안을 찾을 수 없을 만큼 거의 마지막 방안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안철수 전 의원도 긍정적인 결론을 내려주기를 부탁한다”고 했다. 최근 일부 의원들이 문·안·박 연대가 아닌 김부겸 전 의원과 박영선 의원을 포함한 새로운 당내 의사결정 기구 구성을 제안했으나 문 대표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최고위원에 공석이 생길 경우 중앙위원회에서 후임자를 선출할 수 있다”며 “최고위원들이 사퇴한다고 해서 지도부가 붕괴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유일한 대안은 문·안·박 연대”라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