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오타니 쇼헤이 “내가 그냥 끝까지 던졌으면…”

입력 2015-11-20 18:18
오타니 쇼헤이 / 중계방송 화면촬영

일본은 졌지만 선발투수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 파이터스)가 패자는 아니었다.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준결승전에서 한국의 타선을 7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봉쇄하고 9회초 불펜의 지원 실패로 승전을 놓친 오타니가 한국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20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오타니는 전날 도쿄돔에서 한국에 3대 4로 역전패한 프리미어 12 준결승전을 마치고 “내가 마지막까지 던졌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한국은 개막전과 다른 느낌이었다. 뛰어난 단결력을 보였다. 그게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웃카운트 3개를 남긴 9회초 노리모토 다카히로(25·라쿠텐 골든이글스) 등 불펜진의 붕괴로 선발승과 결승 진출권을 놓쳤지만 심심한 표현으로 한국에 찬사를 보냈다.

오타니의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한국의 타선은 6회초까지 오타니의 시속 160㎞짜리 강속구에 압도돼 단 한 명도 출루하지 못했다. 7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한 정근우(33·한화)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타를 틀어막아 추가 진루는 없었다. 오타니가 8회초 이후까지 투구를 이어갔을 경우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다.

일본이 지난 8일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한국을 5대 0으로 제압했을 때도 오타니는 선발이었다. 6회까지 고작 91개의 공을 던져 한국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오타니는 준결승전에서 한국전 2승을 눈앞에 두고 9회초 노리모토의 4자책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오타니가 “마지막까지 던졌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한 이유다. 오타니는 여기서 “노리모토가 잘 던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인식(68)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짜릿한 역전승을 총평하면서 오타니에 대해서는 “완전히 눌렸다”며 예외로 뒀다. 김인식 감독은 “오타니는 정말 좋은 투수다. 직구의 구위가 좋다. 두 종류의 포크볼도 위력적이다. 오타니에게 완전히 눌려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는 21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열리는 결승전으로 진출했다. 일본은 결승전보다 6시간 앞선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3·4위전으로 밀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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