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장병과 시각장애 학생들의 ‘아름다운 합주’

입력 2015-11-20 17:21

해군 장병과 시각장애 청소년들이 함께 악기를 연주하는 ‘아름다운 음악회’가 20일 오후 전남 영암군에서 열렸다. 해군은 “오늘 오후 2시 영암군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은광학교 대강당에서 해군 3함대 군악대 장병과 은광학교 관악부 학생들이 합동 연주를 했다”고 밝혔다.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에 이르는 은광학교 학생과 졸업생 12명, 3함대 군악대 29명이 무대에 올라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과 해럴드 월터스의 ‘인스턴트 콘서트’를 연주했다. 3함대 군악대는 2002년부터 재능 기부 형식으로 은광학교 관악부 학생들에게 매주 2시간씩 악기 연주를 가르치며 해마다 연말이면 합동 연주회를 열어왔다.

올해 연주회에서 3함대 장병과 은광학교 학생들의 합주 시간은 두 곡을 합해 6분. 하지만 학생들과 장병들은 지난 5개월간 이번 연주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연습했다. 악보를 볼 수 없는 은광학교 학생들은 이번 연주회에서도 두 곡을 모두 외워 연주했다. 학생들은 지휘자의 손짓도 못 보기 때문에 곡의 템포도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하게 유지했다.

올해 연주회에는 은광학교 졸업생으로, 지금은 이 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김국준(36) 씨도 색소폰 연주자로 참가했다. 김 교사는 3함대 군악대의 재능 기부가 시작된 2002년 관악부에서 해군 장병으로부터 악기 연주를 배웠다.

13년째 이어온 3함대 군악대의 재능 기부로 은광학교 학생들의 음악 실력이 향상됐지만 장병의 인성 교육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군악대원들 중에는 학생들의 열정에 감동해 스스로 점자를 배우는 장병도 있다. 3함대 군악대장 조세형 상사는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학생들의 열정적인 자세에서 우리 장병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