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IS, 화학무기 개발에 적극 나섰다”-이라크 정보당국

입력 2015-11-20 15:27

AP통신이 20일 미국과 이라크 정보 당국자들을 인용, IS가 화학무기 개발을 위해 전담부서를 발족하고 이라크 시리아 등 중동권 과학자들의 지원으로 연구와 시험을 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보도는 파리 테러 참사 이후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가 19일 테러리스트들이 자국에서 생화학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직후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라크 정부 당국자들은 IS가 이라크와 시리아 영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지난해부터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화학무기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지만, 정확한 실상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국자는 “IS는 자유롭게 실험실과 생산거점을 고를 수 있는 데다 작업을 도울 다양한 민간인과 군 출신 전문가들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IS의 화학무기 개발 증거는 현재로서는 이라크 쿠르드족 민병대와 시리아 내 반대 세력 등을 상대로 사용한 겨자가스가 유일하다고 전했다.

올 초 IS는 이라크 북부에서 쿠르드족 민병대를 향해 박격포로 겨자가스 공격을 퍼부었다. 이라크 정부는 IS가 겨자가스 사용을 확대할 것이 분명하다고 보고 지난여름 수도 바그다드 서부와 북부에 배치된 이라크 정부군에 가스 방독면을 보급했다.

북부 지역 병력의 방독면 보급률은 25%가량으로 나타났다.

또 하킴 알자밀리 이라크 국회 안보국방위원장에 따르면 이라크 정부군은 화학무기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최근 러시아로부터 1000벌의 방호복을 지원받았다.

알자밀리 위원장은 “화학무기 개발에 대한 IS의 집념은 대단하다”면서 “IS는 사담 후담 후세인 전 대통령 정권 당시 운영됐다가 해체된 ‘군사산업화청(MIA)’ 출신 이라크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해외에서 관련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데도 적극적”이라고 밝혔다.

해외 전문가들 가운데는 러시아 체첸공화국과 동남아시아 출신 등이 포함됐다.

자밀리 위원장은 또 IS가 지난해 여름 미군과 이라크군의 공격이 임박하자 연구실과 전문가들을 이라크에서 시리아 내 ‘안전지대’로 옮겼다고 밝혔다.

그는 “IS는 화학무기 특히 신경가스의 생산을 현실화하려고 절치부심하고 있다”면서 “화학무기가 생산되면 이라크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라크 고위 정보 당국자는 IS가 화학무기 개발 전담 부서를 발족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보안을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미국 정보 당국자들의 반응도 회의적이다.

IS가 신경가스나 생화학물질을 생산할 기술적 역량이 없으며, 생화학무기 제조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유럽 국가의 정보 당국자는 IS가 생화학무기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도 생산된 겨자가스량이 적은 데다 성능도 조악하다고 주장했다.

미 국가안보국(NSA) 국장을 역임한 리처드 쟈너 예비역 중장은 “알카에다도 20년 넘게 화학무기 개발에 몰두해왔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화학무기 개발과 생산의 기술적 어려움을 지적했다.

쟈너 중장은 그러나 미국 정보 당국이 알카에다를 능가하는 IS의 역량을 과소평가해왔다면서 “역량이 있는 소수의 과학자와 기술자들도 합당한 동기와 재료를 공급받으면 위험한 산업물질 특히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제한된 량의 화학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