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의원 C형 간염 무더기 발생…주사기 재사용이 원인?

입력 2015-11-20 14:48 수정 2015-11-22 14:25

서울의 양천구의 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18명의 C형 간염 감염자가 발생해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주삿바늘 재사용에 따른 무더기 감염으로 추정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서울 양천구 신정동 소재 ‘다나현대의원’을 이용한 환자 중 18명에게서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감염자 18명 중에는 해당 의원 원장 부인과 간호조무사 2명, 환자 15명이 포함됐다.

질본에 따르면 원장 부인이 가장 먼저 감염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원장이 의료진과 내원자들의 C형 감염 여부를 일일이 확인한 결과 모두 양성으로 드러났다.

해당 의원 원장은 C형 간염 검사를 수행한 의료진, 환자들에게 검사 사실을 알리지 않도록 요청한 것으로 전해져 집단 감염 사실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번 감염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익명의 제보로 양천구 보건소에서 사실 확인 과정에서 밝혀졌다.

보건당국은 19일부터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18명의 감염자가 모두 이 의원에서 다이어트용 수액주사(정맥주사)를 맞은 적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따라 수액 주사 투여시 주삿바늘 재사용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보건강국이 정확한 감염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양천구청은 추가 감염 방지를 위해 다나현대의원에 업무 정지 명령을 내려 잠점 폐쇄조치했다. 또 해당 의료기관 이용자의 C형 간염 전수조사를 위해 의원이 개설된 2008년 5월 이후 내원자에 대한 감염 여부 검사를 벌이고 있다. 이 기간 다나현대의원 이용자들은 양천구 보건소(02-2620-4920)와 질병관리본부(국번없이 109)로 신고하거나 문의하면 된다.

C형 간염은 혈액과 체액 등을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이다. 2000년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됐다. 일상생활에서 사람간 전파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주사기를 함께 쓰거나 수혈, 혈액투석, 성접촉, 모자간 수직감염 등을 통해 감염된다. 만성 간경변이나 간암 등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합병증 발생 전 조기 발견할 경우 치료가 가능하다.

B형 간염과 달리 예방백신이 없다. 때문에 사전 예방 조치가 중요하다. 헌혈 전에 검사를 받거나 성관계시 콘돔을 사용하는 등 혈액, 체액을 통한 감염의 사전 차단이 필요하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