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3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가운데 우리나라에 테러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사람(700명)에게 예상 주범을 물은 결과(자유응답) 56%가 'IS 등 이슬람 테러 조직'을 꼽았고 14%는 '북한', 6%는 '기타', 24%는 특정 국가나 집단을 답하지 않았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동일 질문에 대해서는 국내 테러 발생 예상자의 60%가 '북한'을 지목했고, 당시 'IS 등 이슬람 테러 조직' 응답은 1%에 불과했다.
14년 전과 달리 현재 우리는 인터넷, 스마트폰, SNS 등을 통해 세계 각지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하며, 물리적 테러뿐 아니라 사이버 테러도 경험하며 살고 있다. IS라는 테러 조직을 더 이상 먼 나라에서만 활동하는 존재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우리 정부가 테러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많이 있다' 10%, '어느 정도 있다' 20% 등 '대응 능력 있다'는 응답은 30%에 그쳤고 '별로 없다' 37%, '전혀 없다' 24% 등 61%는 미흡하다고 판단했으며 9%는 의견을 유보했다.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별로 정부의 테러 대응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우세했으나, 60세 이상에서만 '대응 능력 있다'(47%)는 응답이 '없다'(31%)를 웃돌았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조사에서도 우리 정부의 테러 대응 능력에 대해 '있다' 29%, '없다' 61%로 이번 조사 결과와 비슷했다. 즉 14년간 국내 테러 발생 가능성 전망은 증가했지만, 정부의 테러 대응력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데 머물러 있다.
만약 국제사회가 테러 조직에 대한 군사 공격을 할 경우 우리나라의 동참 여부에 대해 물은 결과, 64%가 '동참해야 한다'고 답했고 23%는 '동참해선 안 된다'고 봤으며 13%는 의견을 유보했다. 모든 응답자 특성별로 동참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 결과는 실제 파병에 찬성한다기보다는 우리 국민의 테러에 대한 충격과 공분(公憤)의 정도가 크다는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파리 테러 발생 1주일이 경과하지 않은 시점이며, '동참'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찬반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1991년 페르시아만(걸프전), 2003년 이라크, 2006년 레바논 등 과거 세계 분쟁 지역으로의 우리 군대 (전투병) 파병과 관련한 여러 조사에서는 모두 반대 여론이 높았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다. 응답률은 20%(총 통화 5,085명 중 1,002명 응답 완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국내 테러 예상 주범 1순위는 IS-56%” 2순위는 북한 14%
입력 2015-11-20 1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