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해물탕 회식 김인식 감독 “야구는 묘하다… 9회까지 찬스는 꼭 온다”

입력 2015-11-20 11:15
사진=서영희 기자

야구 한일전 대역전극의 흥분은 아침까지 이어졌다. 승장 김인식 감독은 19일 밤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야구 프리미어12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9회초 4점을 뽑아내 역전승한 뒤 선수들과 도쿄에서 새벽까지 해물탕을 먹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야구 경기라는 게 묘하다”라며 “9회까지 한 번의 찬스는 꼭 오게 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꼭 한 번 오는 기회로 한국은 일본을 그들의 안방에서 다시 침몰시켰다. 2004 아테네올림픽 2008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또다시 대첩이다.

김인식 감독은 20일 아침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다. 목소리에선 웃음이 계속 배어나왔다. 그는 “일본은 하여간 세계에서 제일 강팀”이라며 예선 경기를 떠올리 듯 “삿포로에서 먼저 졌고, 어제도 못당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꼼짝을 못하다가, 마지막에, 결국 한 번은 찬스가 올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마침 또 이렇게 찬스가 와서 굉장히 이런 극적인 역전승이 되리라고는 저도 생각은 못했다”라며 “너무 선수들한테 고맙고 그렇다”라고 말했다. 9회까지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은 점을 특히 고마워했다. 그는 “노히트노런 경기가 아닌 이상은, 한 번은 꼭 찬스가 오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인생에도 도움이 되는 경구다.

김 감독은 9회 결승타를 만들어 낸 이대호를 두고 “뭐를 던질 것이다 라는 것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고 분석했다. 일본에서 이대호가 선수생활을 하는 만큼 그의 장기는 선구안에 있다고 봤다.

7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보여준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를 서둘러 교체한 것이 일본의 패인이라고 김 감독은 봤다. 또 예선전 전승을 기록한 일본이 과도한 자신감에 빠진 것도 우리에게 기회가 됐다고 했다. 그는 “고쿠보 감독이 처음 감독을 하는데, 예선전 전승을 하니까 이제 자신감이 생긴 거죠”라고 덧붙였다.

기회를 만들어 낸 오재원은 물론이고, 김 감독은 특히 이대은을 칭찬했다. 그는 숨은 MVP를 묻는 질문에 “이대은 투수가 국가대표가 처음 됐는데, 일본 지바롯데 소속”이라며 “처음 국가대표 선수가 된 선수치고 그래도 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김 감독은 남은 목표를 당연히 프리미어12 결승에서 이기는 것이라고 했다. 상대는 멕시코 보다 미국이 될 거라고 예측했다. 그는 “다른 팀은 투수가 13명 정도인데, 미국은 16명을 뽑았다”라며 “조심해야할 팀”이라고 했다. 프리미어12 결승은 21일 토요일 저녁 7시에 열린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