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일본 감독 “모두 내 책임”… 허리 90도로 숙여 사과

입력 2015-11-20 10:22
일본 스포츠호치 기사와 사진

고쿠보 히로키(44) 일본 야구대표팀 감독은 허리를 90도로 굽혀 사과했다.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에서 승승장구했던 일본을 결승으로 이끌지 못한 점도 문제지만 한일전 역전패 자체가 단순한 사과 한 마디로 끝날 문제는 아니었다.

20일 일본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고쿠보 감독은 한국과의 프리미어 12 준결승전에서 3대 4로 역전패한 전날 일본 도쿄돔 기자회견장에서 모자를 벗고 일어나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사과하는 고쿠보 감독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당혹감과 미안함이 복잡하게 얽힌 표정이었다.

고쿠보 감독은 패배의 모든 원인을 자신에게 돌렸다. 선발투수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 파이터스)를 7이닝까지만 던지게 하고, 구원투수 노리모토 다카히로(25·라쿠텐 골든이글스)에게 마지막 9회까지 마운드를 맡기려 했던 자신의 투수 운영을 자책했다.

고쿠보 감독은 “패배해선 안 될 경기에서 투수 운영의 실수로 패배했다. 모두 나의 책임이다”라며 “오타니가 7회초를 마쳤을 때 투구 수는 85개였다. 더 던질 수 있었지만 교체를 선택했다. 8회 등판한 노리모토에겐 9회까지 던지게 했다”고 말했다.

노리모토는 9회초 갑작스럽게 살아난 한국의 타선에 밀려 단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했다. 3피안타 4자책점으로 강판됐다. 고쿠보 감독은 “(9회에서) 동점으로 끝나도록 만드는데 최선을 다했지만 결승점을 주고 말았다. 흐름을 막지 못한 내 실수다”라고 했다.

3대 0으로 앞선 상황에 심취해 추가점을 내지 못한 안일함도 고쿠보 감독이 짚은 패배의 원인이었다. 고쿠보 감독은 “3점 차이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7~8회말 추가점을 내지 못하면서 결국 9회초에 졌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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