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 소행의 테러로 무고한 시민 132명이 희생된 프랑스 파리에서 가슴아픈 사연이 전해졌다.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바타클랑 극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사건 발생 당시 참혹했던 바타클랑 극장 내부를 수습하던 구급대원들은 피투성이가 된 상태로 두 명의 여성 시신 아래 깔려있는 남자 아이를 발견했다. 두 여성은 아이의 엄마와 외할머니였다.
사연은 이렇다. 문제의 그날, 칠레 국적의 엘사 델플라스(35)는 어머니 파트리시아 산 마르틴(61), 아들 루이(5)와 함께 바타클랑 극장을 찾았다. 즐겁게 공연을 즐기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테러범들이 들이닥쳐 총알 세례를 퍼부은 것이다.
그 순간 엘사와 파트리시아는 본능적으로 루이를 감싸 안았다. 어떻게든 아이를 지켜내겠다는 강한 모성이었다.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루이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델플라스의 친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델플라스에게 루이는 빛과 같은 존재였다”고 말했다. 그는 “델플라스는 늘 기쁨을 주는 사람이었다. 타인의 권익을 위해 앞장서고 불의에 저항하는 성격이었다”며 그를 추모했다.
파리 연쇄 테러 직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강경 대응 의지를 천명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국제사회와 공조해 IS를 대한 응징을 이어가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5세 아들 감싸안고 숨진 엄마와 외할머니” 파리 테러 비극
입력 2015-11-20 00:03 수정 2015-11-20 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