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누나63] “새벽기도 가는 길에 교통사고라니…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원로배우 김혜정 하늘나라로

입력 2015-11-19 17:40 수정 2015-11-19 21:46

교회누나의 천국 이야기 예순 세 번째 이야기

“교회에 가다가 교통사고가 났다니 너무 안타깝습니다”
“새벽기도 가는 길이셨나 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원로배우 김혜정의 사망 소식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특히 새벽기도를 드리기 위해 교회를 가던 길에 횡단보도에서 택시에 부딪혀 병원으로 이송 중 숨져 크리스천들을 더욱 먹먹하게 하고 있습니다.

사망 시각은 19일 오전 4시 20분께였는데요. 보통 새벽예배가 오전 5시부터 시작되니 아마도 그 시간에 맞춰 발걸음을 재촉했을 것입니다. 이날은 강원도에 눈이 펑펑 쌓이고 있을 만큼 날씨도 더욱 추워지고,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나와야 했을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년 73세라는 고령의 나이에 예배의 자리에 부지런히 나아가려고 하는 신실함이 아름답습니다.

1941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서울의 감독들에게 편지를 쓰다가 결국 고등학교를 채 마치기 전에 상경”해 영화계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김혜정을 스타덤에 올린 작품은 정창화 감독의 ‘비련의 섬’이고 이후 ‘육체파 여배우’란 타이틀로 인기를 얻으며 200여 편의 영화에 출연, 화려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육체파라는 타이틀에 불만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1969년 8월, “지난 11년간의 영화계 생활이 너무 피로해서 영화계를 은퇴, 조용한 시간을 갖겠다”고 은퇴 기자회견에서 말했습니다. 이후 그해 최원석 동아그룹 전 회장과 결혼해 1남1녀를 두었지만 5년 만에 파경을 맞았습니다.

이제 세상이 규정지은 모든 잣대와 자신을 옭아 매고 있었던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며, 하나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쉼과 자유를 얻기를 기도합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