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전 교수는 지난 17일 오전 자신의 트윗에 이번 광화문 집회와 관련한 소회를 밝혔습니다.
그는 자신 역시 경찰 출신으로 시위를 진압하다 부상을 당해봤지만 그럼에도 경찰은 시민의 편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는 것이 경찰 정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표 전 교수는 “저도 시위진압하며 돌 맞아 코뼈 부러지고 화염병 맞아봤기에 일선 경찰의 어려움과 괴로움을 잘 압니다”라면서 “그렇다고 해서 시민과 싸우는 정권이나 극우 파시스트들과 한편 되어 그들 논리 옹호하는 건 경찰 정신과 윤리에 어긋납니다. 시대의 아픔을 감내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라고 적었습니다.
표 전 교수의 트윗은 경찰이 시위대를 어떻게 바라봐야할지를 거론한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습니다.
실제로 그의 글은 게시 이틀만에 2200여건 리트윗됐고 400여회 ‘마음에 들어요’를 기록했습니다.
표 전 교수는 그러면서도 경찰이 제 임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다른 네티즌들과 댓글을 주고받으면서 “경찰은 법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고 질서를 지켜야한다”면서 “시민들이 밉다고 그들을 적으로 돌리고 그들을 악에 받치게 만든 권력자나 정치선동가들에 부화뇌동하는 건 경찰의 임무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경찰정신도 좋지만 그렇다고 전문 시위꾼이 경찰을 어떻게 다치게 했는지도 봐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표 전 교수의 트윗은 유명 커뮤니티에서도 회자됐는데요. 한 네티즌은 댓글에 마틴 루터 킹이 1963년 버밍햄 감옥에서 남겼다는 글귀를 올려 호응을 얻었습니다.
‘독일에서 히틀러가 저지른 일들도 모두 합법적이었다는 것을 잊지 마라.’
그러니까 권력자들이 쳐놓은 법의 테두리가 모두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비판이겠습니다.
표 전 교수는 경찰대학을 졸업한 뒤 10년간 경찰과 형사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2001년 경찰대 조교수가 된 뒤 2012년 정교수가 됐는데요. 하지만 바로 그해 12월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에 대한 견해를 표명하다 ‘경찰대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교수직을 내려놓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를 세우고 범죄심리학자로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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