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제작 및 연출자로 유명한 개그맨 표인봉이 오는 12월에는 뮤지컬 ‘방향’으로 돌아온다. 12월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신당동 공감센터에서 열리는 ‘방향’은 크리스천 연예인인 김지선 김선경 정태우 박지헌 길건 등이 출연한다. 특별게스트로 나무엔 김용만 막컸스 매직루팡이 참여한다.
지난 17일 국민일보 사옥에서 만난 표인봉은 “공연의 수익금은 아프리카 오지 마을에 태양열 랜턴을 보이는데 사용된다”며 “건기 때 충전했다가 밤에 사용이 가능하다. 1만 원 정도면 아프리카로 랜턴 1개를 보낼 수 있다. 월드쉐어라는 단체와 협력해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방향’은 예배 때 설교를 듣다 보면 가슴을 울리는 예화들을 듣게 되는데 그런 예화들이 스쳐지나가는 게 아쉬워서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은 뮤지컬이다. 예를 들어 ‘빛과 소금’과 관련된 코너에서는 크리스천은 이 땅에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데 소금의 맛은 짠맛이 아니라 ‘제 맛’을 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잡채에 들어가면 잡채 맛이 나고, 국에 들어가면 국의 맛이 나게 녹아서 자신은 없어지고 그 음식의 맛이 나게 하는 조력자인 것이다. 그와 같은 이야기가 ‘방향’에 담겨 있다.
이런 이야기가 끝나고 다른 이야기로 전환될 때는 에피소드 당 한 곡씩 붙어서 관객들에게 노래로 감동을 더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예수그리스도가 이 땅에 온 목적을 선포한다.
표인봉은 “어른들과 함께 나누는 동화 같은 분위기에 개그콘서트 코너별 느낌”이라며 “극을 통해 믿지 않는 분들에게 크리스천 문화도 소개하고 예수님은 이 땅에 왜 오셨을까도 이야기합니다. 결국 구원을 이야기 한다”고 전했다.
뮤지컬의 제목은 왜 ‘방향’일까. 이는 표인봉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 1992년 SBS 1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후 1994년 그룹 틴틴파이브를 결성해 50만장이 넘는 앨범 판매고를 올리기도 하며 인생의 가장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하나님은 표인봉의 시선이 바뀌길 원하셨다.
표인봉은 “2009년까지 10여 년 이상 난리나게 잘 나갔었다”며 “틴틴파이브로 5년 가까이 아이돌 생활을 했다. 94년도에는 하루에 녹화가 열 개 이상이었다”고 회상했다. “연예인으로 누려볼 수 있는 영광은 다 누려보았어요. 저희 멤버들도 처음엔 다 놀랐고 어리둥절했지만 사람은 나중에 금방 적응을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망가지게 됩니다.”
최고의 시절을 보내면서 거만과 자만은 하늘을 찌르게 됐지만 한 달에 5000만원씩 통장에 입금이 되다 보니 뭐가 자만인지 교만인지도 모르게 하늘에 떠 있는 시간을 보내게 됐다. 연예인으로 활동뿐만 아니라 SM엔터테이먼트의 자회사인 SM아트컴퍼니 대표로 공연, 뮤지컬 기획과 제작으로 화려한 시간을 보냈다. “제작한 공연 중에는 20억짜리도 있었어요. 뭐 이번엔 주인공 슈주(슈퍼주니어) 하지 뭐” “뉴욕에 집 살까?” 그의 말대로 발이 땅에 닿을 틈이 없어 계속 올라가기만 했다. 물질적인 것을 너무도 많이 부어주실 때였다.
표인봉은 “SM과 12년 동안 프로듀서 겸 SM아트컴퍼니 대표로 일을 했다”며 “분홍색 명함을 가지고 다니며 SM과 대학로에서 공연장도 운영하는 등 꿈 같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하나님은 표인봉의 발걸음을 2011년 여름 돌려세우셨다. 표인봉은 “똑같은 설교이고 똑같은 교회인데 2011년부터 말씀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브레이크 없는 승용차처럼 질주하다가 그때 멈추어 섰고 한없이 울었고 회개했다”고 말했다. “하나님은 ‘회개’의 마음을 먼저 주셨어요. 진짜 열심히 울고 깊이 뉘우치고 반성했습니다. 그리고 가던 길을 멈춰 서서 방향을 바꾸어 하나님에게로 가는 거죠. 그게 회개입니다.”
하나님은 표인봉에게 물으셨다. “네가 가던 그 길을 멈추어 설 용기가 있느냐” “방향을 바꿔 날 보지 않겠니” 표인봉은 “저의 능력은 없어서 하나님의 은혜를 붙잡을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스토리가 뮤지컬 ‘방향’에도 담겨 있다.
표인봉은 늘 붙들고 있는 말씀으로 로마서 8장 26절을 꼽았다. 2011년 그의 마음을 돌이키게 할 때 하나님이 그에게 주신 말씀이다.
표인봉은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서 기도하고 계십니다. 성령하나님께서 성부하나님을 향해 기도하고 계신 장면. 우리 하나님은 지금도 기도를 하고 계십니다. 긍휼한 마음으로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해서 애절하게 기도하세요. 우리를 위해 이렇게 애끓게 기도하는 유일한 분은 육신의 부모님. 우리가 하나님 아버지라고 부르는 이유는 바로 우리를 자녀 삼아 주셨기 때문이에요.”라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하나님이 좋아하시는 공연을 꾸준히 만들어서 올려드리고 싶다”며 “자기 잘난 맛에 살았던 사람이라 또 그럴까봐 조심조심 하나님보다 앞서지 않고 기도하면서 나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