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태’ 백남기씨 막내딸 백민주화씨의 ‘아버님 전 상서’

입력 2015-11-18 14:27
백민주화씨 페이스북 캡처

지난 14일 열린 ‘민중총궐기대회’ 도중 물대포를 머리에 맞아 중태에 빠진 농민 백남기씨의 막내딸 민주화씨가 아버지에게 바치는 절절한 편지를 공개했다.

백민주화씨는 18일 페이스북에 ‘마지막 편지’라는 말로 시작하는 글을 남겼다. 그는 “아빠가 건강할 때는 매일 보고 싶지는 않았거든? 그런데 지금은 한 시간에 한 번씩 보고 싶다”라며 아버지를 향한 애끊는 마음을 전했다.

민주화씨는 “얼른 일어나서 내가 며칠 간 쏟은 눈물 물어내 아빠. 그렇게 누워만 있으면 반칙이지 반칙”이라면서 자신의 아들 지오군 이야기를 꺼냈다. “지오한테 ‘할아버지 일어나세요!’ 열 번 연습시켰다” “지오가 할아버지랑 장구치고 춤춘다는데 안 일어날 수 없을 걸”이라는 등의 귀여운 투정이었다.

이어 그는 “도착 하자마자 달려갈게. 거칠지만 따뜻한 손, 하나는 딸이 하나는 손자가 꼭 잡아줄게”라며 “춥고 많이 아팠지? 아빠 심장에 기대서 무섭고 차가운 기계들 말고 우리 체온 전달해 줄게”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응원해 주시는 한 분 한 분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현재 민주화씨는 해외 거주 중이며 아버지 백남기씨의 부상 소식을 듣고 귀국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화씨는 지난 16일에도 “아빠는 세상의 영웅이고 싶은 사람이 아니야.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지”라는 내용의 ‘아버지 전 상서’를 남겨 많은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백남기씨는 전국농민회연맹 소속으로, 지난 14일 시청과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대규모집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를 머리 부위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라효진 기자 surpl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