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18일 "공무원들이 현재의 승진 시스템이 영구히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여기에 베팅하면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처장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는 공무원에 대한 값어치가 매겨지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처장은 "새로운 평가 규정이 12월 초에 완성되면 이를 통해 엄정한 평가를 하겠다"며 "평가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현재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과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저성과자를 선별해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이것이야말로 나머지 능력 있는 99.9% 공무원들을 보호해 주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고위공무원 성과관리와 관련해 "다음 달부터 성과 향상 시범교육을 실시하고, 제도가 완비되는 내년 1분기부터 본과정을 운영하면서 과장급까지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처장은 "공무원들에게 가장 부족하다고 느낀 점은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일 줄 모른다는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장관보다 봉급을 더 받는 공무원도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처장은 이어 "'코이'라는 열대어는 어항에 두면 6∼7㎝ 자라지만, 연못에 두면 10~19㎝, 강물에 두면 90㎝까지 자란다"며 "좋은 인재가 공직에 들어오도록 하고, 잘 가르쳐 긴 호흡을 통해 공무원상을 바꿔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벌을 주고, 장기적으로는 상을 줘야 움직인다"며 "신상필벌을 명확히 해 잔디와 잡초를 구분하는 정책을 밀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처장은 또 공무원이 일정 기간 민간기업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민간근무 휴직제'와 관련해 "현재는 국내 기업과 교류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다국적 기업, 글로벌 기업과도 교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처장은 "대한민국 공무원이 왜 세계적인 기업에는 갈 수 없느냐"면서 "이미 민간영역에서는 많은 젊은이들이 글로벌 기업에 취직을 하고 있지 않냐"고 되물었다.
이 처장은 이어 "민간근무 휴직을 통해 민간 기업에 다녀온 공무원에 대해서는 직위를 보장하는 등 인사상 특전을 제공하고, 핵심 인재로 양성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관 유착의 문제가 야기될 수 있는 직위는 배제해 정책의 그림자를 지우는 노력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공직 개방과 관련해서는 "국·과장 직위 4천여개 가운데 10%인 400여개는 최소한 민간에게 개방돼야 한다"며 "경험상 그래야만 개방의 효과가 실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 처장은 이어 "700만의 해외동포가 있는데 이들을 우리의 인적자원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스스로 이들을 활용하는 세상으로 바뀌어야 한다. 해외 인력도 적극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장관보다 봉급 더 받는 공무원 나올 것” 이근면 “현 승진시스템 배팅하면 반드시 실패”
입력 2015-11-18 1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