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129명의 사망자를 낸 파리 연쇄 테러를 저지른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사흘째 공습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테러로 아내를 잃은 한 남성의 편지가 전세계인을 울리고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편지를 쓴 남성은 프랑스 지역방송국 ‘프랑스 블루’ 저널리스트 앙투안 레리로 그는 16일 페이스북에 글을 게재했다.
17개월된 아들의 엄마였던 그의 아내 엘렌은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바타클랑 극장에서 죽음을 맞았다.
레리의 글은 테러범들에게 쓴 편지로 레리는 "당신들이 원하는 증오는 주지 않을 것이며 행복하고 자유롭게 삶으로써 당신들을 괴롭힐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페이스북에 공개된 그의 편지는 “지난 금요일 밤 당신들은 특별한 사람의 삶을 훔쳐갔다. 내 인생의 사랑, 그리고 내 아들의 어머니였던 사람”이라며 “그러나 당신들은 나의 증오를 결코 가져가지 못할 것이다”라고 시작했다.
이어 “당신들은 내 분노와 증오를 간절히 얻고 싶겠지만, 분노로 답하는 건 당신들을 그런 인간으로 만든 무지함과 다를 것이 없다”며 “겁에 질려 내 이웃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내 안위를 위해 자유를 포기하길 바랄 테지만 당신들은 틀렸다. 난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레리는 “아내의 모습은 금요일 외출을 나갈 때처럼, 12년 전 사랑에 빠졌을 때처럼 아름다웠다”며 “나는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으로 몸부림치고 있다. 당신들은 작은 승리를 거뒀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승리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아내가 날마다 우리와 함께할 것을, 당신들이 절대로 가지 못할 자유로운 영혼의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난 알고 있다”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난 더 이상 당신들에게 시간을 낼 수 없다. 난 지금 막 낮잠에서 깬, 갓 17개월 된 내 아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아들은 매일 그랬던 것처럼 밥을 먹을 것이고, 함께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이 작은 아이는 행복하고 자유롭게 삶으로써 당신들을 괴롭힐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들은 내 아들의 증오도 절대 가져가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 편지는 15만5000회 이상 공유되며 전세계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파리 테러로 아내 잃은 남편이 테러범들에게 보낸 단호한 메시지
입력 2015-11-18 10:54 수정 2015-11-21 1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