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연대가 아닌 친‘반’연대 창당소식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동생이 직접 “황당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2008년 총선 직전 한나라당 공천 탈락에 항의해 급조한 친박연대가 14석을 내자, 2016년 총선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노리는 ‘친반연대’가 등장한 것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새누리당에선 다시는 친박연대, 친반연대 이런 이름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정당법 개정안도 선보였다.
반 사무총장의 동생 반기상씨는 18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목소리로 출연해 친반연대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를 추진하는 창당세력에겐 황당함을 넘어 “보니까 연세도 드셨는데 자중을 하셨으면 좋겠다는게 제 희망”이라고 부탁했다.
친반연대에 대해 발빠르게 불편함을 표현하는 쪽은 새누리당 내 친박계다. 정당법 개정안을 발의한 당사자인 안홍준 의원은 친반연대에 대해 “18대 총선 전 친박연대를 모방해서 내년 총선에 악용할 의도가 있다”라고 했으며 “두번째는 2017년 대선의 가장 강력한 후보 중 한 분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연을 만들려는 의도”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정당법 제41조 정당명칭 사용 제한을 신설해 정당 명칭이 특정인의 지지를 표방하거나 상징하는 경우, 그 특정인의 동의없이 그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친박연대 때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나랑 아무 연관이 없다’ 이런 말을 공식적으로 하지 않았느냐”는 청취자의 질문에 “당시에 벌써 서청원 대표께서 평소에 오랫동안 박근혜 표님과 오랜 인연을 가져오고”라고 답변했다. 당시엔 법적인 것 이전에 인연이 앞섰다는 말이다. 새누리당은 2012년 창당하자마자 누군가 한나라당이란 당명을 가져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했던 아픔도 가지고 있다. 밤하늘 별처럼 수많은 정당 이름이 명멸해온 한국 정치사의 비극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친박 아닌 친반연대… 반기문 사무총장 동생 “자중하시길”
입력 2015-11-18 10:03 수정 2015-11-18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