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난제 ‘리만 가설’ 풀었다? “사기나 장난 가능성”

입력 2015-11-18 07:12
나이지리아 오예에키티 연방대학교의 오페예미 에노크 교수 / 영국 BBC 온라인판 캡처

세게 7대 수학 난제 중 하나인 ‘리만 가설’(Riemann Hypothesis)을 풀었다는 주장에 대해 “발표 자체가 가짜 인물을 내세운 사기나 장난일 가능성이 짙어 보인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영국 BBC 등 외신은 17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의 오예-에키티 연방대에 재직 중인 오페예미 에노크(Opeyemi Enoch) 교수라고 자칭하는 인물이 리만 가설을 증명했다는 주장을 전했다.

이 인물은 이달 1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 수학 전산학 국제회의’(International Conference on Mathematics and Computer Science)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BBC 월드 서비스는 리만 가설을 증명했다고 주장하는 인물과 한 음성 인터뷰의 녹음 파일을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BBC와 더타임스, CNN 등 해외 언론매체들은 에노크 교수가 재직 중인 오예-에키티 대학이 보도자료를 통해 그의 증명에 관한 배경을 설명했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예-에키티 연방대 홈페이지(fuoye.edu.ng)라는 제목이 붙은 사이트에는 이런 이름을 지닌 인물에 관한 안내가 없었고, 이에 관한 보도자료도 실려 있지 않았다.

또 빈에서 열렸다는 ‘국제 수학 전산학 국제회의’도 홈페이지(computer.conference-site.com)는 있으나 주최하는 기관도, 언제부터 열렸는지도 나와 있지 않다. 이곳에 나와있는 오페예미 에노크 라는 인물의 이메일 주소는 기관 이메일이 아니라 실명 확인이 불가능한 야후닷컴 이메일이다.

연합은 또 수학이나 물리학 분야 논문 초고가 올라오는 사이트(arxiv.org)에도 관련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academia.edu’라는 다른 사이트에 ‘오페예미 에노크’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파일 11건이 있으나, 내용을 보면 논문 인용 형식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매체는 “설령 그가 실존하는 학자이며 실제로 그런 내용을 발표했다고 하더라도 내용 자체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논문이 공개되지도 않은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리만 가설은 1, 3, 5, 7, 11, 13, 17, 19, 23, 29, 31처럼 1과 자신으로만 나눌 수 있는 소수의 배열 속에 일정한 규칙이 있다는 학설이다. 모든 짝수는 2로 나눌 수 있어 소수는 홀수로만 존재한다. 독일 수학자 베른하르트 리만(1826∼1866)이 1859년에 내놓은 가설로, 수학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미해결 난제들 중 하나다.

미국의 클레이 수학 연구소(CMI)가 200년부터 100만 달러(11억7천만원)씩 상금을 걸어 둔 ‘밀레니엄 문제’ 중 하나로도 유명하다. CMI의 밀레니엄 문제 7건 중 지금까지 해결이 인정된 것은 1건밖에 없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