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아름다운 패장’ 메사 감독 포옹에 담긴 의미

입력 2015-11-18 00:06 수정 2015-11-18 03:06

한국 대표팀의 승리로 끝난 프리미어 12 8강전. 빅토르 메사(55) 쿠바 감독은 경기 직후 김인식 감독에게 달려가 인사를 건넸습니다. ‘패장’이 더그아웃까지 찾아가 승장에게 인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는데요. 호감을 느낀 국내 야구팬들은 메사 감독을 ‘쿠동님(쿠바 감독님의 줄임말)’이라고 부르고 있죠.

이런 메사 감독의 행동을 단순한 쇼맨십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지난 3일 서울 슈퍼시리즈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그는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촬영하고 김인식 감독 손을 잡고 만세를 하는 등 독특한 모습을 보였죠. 슈퍼시리즈 경기 중에는 심판이 쿠바 투수의 공에 맞자 벤치에서 달려 나와 걱정했습니다. 그냥 쇼맨십이었을까요?

사실 쿠바 대표팀의 야구 인프라는 열악합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선수들은 부족한 야구 장비, 낮은 급여와 싸우고 있죠. 쿠바 대표팀은 훈련이 끝나면 연습할 때 사용했던 야구공들을 급히 수거했다고 전했습니다. 낡은 야구공들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거죠.

최동원 기념 사업회는 지난 3일 쿠바 대표팀에 최고급 야구 배트 25자루를 전달했습니다. 쿠바 선수들을 배려해 전달식도 갖지 않았죠. 새 배트를 집어든 쿠바 선수들은 슈퍼시리즈 2차전에서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습니다.

‘패장’ 메사 감독의 인사에는 진심이 묻어났습니다. 한국의 세심한 배려에 대한 감동. 함께 멋진 승부를 펼친 것에 대한 고마움. 메사 감독은 따뜻한 포옹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박효진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