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전쟁이고 시작일 뿐” 파리 테러범의 마지막 협박

입력 2015-11-18 00:01

“울음과 고통이 들리느냐, 시리아에선 매일 겪는 두려움이다. 이건 전쟁이고 시작일 뿐.”

프랑스 파리 테러 참사의 현장에서 창 밖에 매달린 임산부를 구한 남성이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와 데일리 메일 등은 지난 13일 파리 테러 인질극이 벌어졌던 바타클랑 극장에서 15m 높이의 창문에 매달린 임산부를 구한 세바스티앙의 진술을 다뤘다.

바티클랑 극장에는 AK47로 무장한 4명의 괴한과 1000여명의 시민, 록그룹 이글스가 있었다. 괴한을 피한 여성은 3층 창문 선반에 매달린 채 “제가 떨어진다면 절 잡아주세요. 저 임신했어요”라고 소리쳤다. 다행히 세바스티앙이 손을 뻗어 임산부를 안으로 끌어당겼다.

그는 창 밖의 공기 배출구에 매달렸다. 하지만 5분도 채 안돼 테러범의 소총이 그의 다리를 향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테러리스트는 그에게 “거기서 내려와! 안에 들어와서 바닥에 누워”라고 외쳤다.

그는 발코니에서부터의 총성을 들을 수 있었다. 사람들은 고통의 비명을 질렀다. 테러범은 사람들에게 “울음과 고통이 들리느냐, 시리아인들이 매일 겪는 두려움을 느끼게 해줄 거다. 이건 전쟁이고 시작일 뿐”이라며 “우리는 무고한 이들을 대학살할 것”이라고 외쳤다.

그는 살해될 것이라 생각하고 눈을 감았다. 하지만 테러리스트들은 그와 사람들에게 언론을 부를 것을 요구했다. 테러리스트들은 “자살 벨트를 했다. 경찰이 오면 모든 것을 날려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세바스티앙은 “그들은 조직적여 보이지 않았다”며 “휴대폰을 이용해 협상을 벌이려 했다”고 말했다. 또 5분마다 한명씩을 죽이겠다고도 말했다.

세바스티앙은 차마 눈을 뜨지 못했다. 자신을 겨누는 총구를 차마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의 발밑으로 수류탄이 투척되는 걸 봤을 때 필사적으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