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대 수학 난제 중 하나인 리만 가설을 풀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았지만 세계 수학계는 156년 동안 누구도 밝혀내지 못한 소수(1과 자신으로만 나눌 수 있는 수)의 비밀이 풀릴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들썩거렸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7일 나이지리아 오예에키티 연방대학교의 오페예미 에노크 교수가 리만 가설을 풀었다고 보도했다. 이런 보도는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아프리카 언론들을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에노크 교수가 리만 가설을 증명한 방법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리만 가설은 2, 3, 5, 7, 11, 13, 17, 19, 23, 29, 31처럼 1과 자신으로만 나눌 수 있는 소수의 배열 속에 일정한 규칙이 있다는 학설이다. 모든 짝수는 2로 나눌 수 있어 2를 제외한 소수는 홀수로만 존재한다.
리만 가설은 독일 수학자 베른하르트 리만이 1859년 논문을 발표한 뒤 156년 동안 누구도 증명하지 못했다. 여러 수학자들이 증명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증명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수학자들이 있었지만 모두 오류를 지적당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실제 주인공으로, 199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고 지난 5월 사망한 미국 프린스턴대의 존 내쉬 교수가 리만 가설에 몰입해 정신분열증에 시달렸다고 주장한 일화는 유명하다.
리만 가설이 풀리면 많은 함수가 증명되거나 폐기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인터넷의 암호체계가 무너져 전자상거래 시장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가설 자체가 증명되지 않아 이 마저도 지금까지는 추측이다.
리만 가설엔 100만 달러(약 11억원)의 상금이 걸려 있다. 미국 클레이수학연구소는 2000년 세계 7대 수학 난제, 이른바 ‘천년의 문제’를 설정하고 문제당 100만 달러의 상금을 걸었다. 리만 가설은 그 중 하나다. 에노크 교수는 리만 가설의 증명을 공인받을 경우 거액의 상금은 물론 세계 수학계에 큰 족적을 남길 수 있다.
세계 수학계는 들썩거렸다. 교수와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리만 가설의 증명과 관련한 발언들이 SNS로 빗발쳤다. “소수는 불규칙하게 등장한다”는 반박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세계 7대 수학 난제 중 하나를 해결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들떴다. 트위터엔 ‘#리만 가설(#RiemannHypothesis)’이라는 해시태그까지 생겼다.
클레이수학연구소는 에노크 교수의 주장을 공인하지 않았다. 연구소가 홈페이지로 소개한 리만 가설의 설명에는 18일 오전 0시 현재 ‘미해결(Unsolved)’이라고 적혀 있다.
연구소의 나오미 클레이커 교수는 나이지리아 인터넷매체 핫나이자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지금으로선 리만 가설이 풀렸다고 확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세계 7대 수학 난제 중 하나, 리만 가설 풀렸다”… 11억원 당첨?
입력 2015-11-18 00:03 수정 2015-11-18 1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