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시내 한복판 리퍼블릭 광장(Place de la Republique)에 머플러로 눈을 가리고 서 있는 한 청년을 많은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한 명, 두 명, 여러 명이 이 청년에게 다가가 포옹합니다. 수백 명의 파리 시민이 이 청년을 껴안아 줍니다.
이 청년은 스스로를 무슬림이라고 소개하는 팻말을 바닥에 놓고 있네요. 또 다른 팻말에는 ‘저는 당신을 믿습니다. 당신은 저를 믿나요? 그렇다면 저를 안아 주세요’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윽고 이 청년은 머플러를 풀어 헤치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이들과 눈을 맞춘 뒤 자신을 안아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그리고 청년은 “저는 무슬림입니다. 하지만 무슬림이라는 사실이 저를 테러리스트로 만드는 건 아닙니다. 저는 결코 누구도 살해하지 않았습니다”라고 강조합니다. 파리에서 연쇄 다발 테러가 벌어졌던 지난 주 금요일(13일)이 자신의 생일이었지만 그는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희생자 가족들의 슬픔에 깊이 공감한다는 얘기도 하네요.
청년은 무슬림이 테러리스트는 아니라고 거듭 강조합니다. 진정한 무슬림은 결코 다른 사람을 해치려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자신의 종교는 그런 행동을 금지하고 있다고 얘기합니다.
영상 도중에 한 아주머니가 이 청년을 한참동안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이다가 청년에게 다가가 껴안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아주머니의 눈을 보고 있노라면 영상을 보는 사람조차도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무엇이 그들을, 우리를 이렇게 슬프게 만들고 있는 것인지 퍽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