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사는 회사원 김진환(29, 가명) 씨는 30살도 채 되지 않은 나이지만, 이마가 넓어 또래보다 나이가 들어 보여 걱정이다. 20대 중반부터 탈모가 서서히 진행됐었지만, 인터넷에서 구매한 어성초 함유 탈모 방지 삼푸만 쓰면 괜찮아 질 것이라 생각하고 방치한 것이 화근이었다.
탈모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탈모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까지도 만연하다는 것이 문제다. 이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탈모 방지 샴푸, 어성초 등의 민간 요법을 시도하다가 탈모를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
올해 초 한 온라인 매체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탈모의 원인이나 증상, 치료법에 대해 부분적인 정보만 알고 있는 경우가 50.9%, 대략적인 사항을 알고 있는 경우가 34.8%로, 전체 응답자의 86%가 정확한 탈모 정보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모벨르의원 표종훈 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탈모를 겪고 있지만 인터넷에는 방대하고 부정확한 탈모 정보가 많아 잘못된 치료 방법을 시도하기 쉽다”며 “탈모 증상이 의심되면 즉시 탈모 전문 병원을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오해하기 쉬운 탈모 상식] 내가 아는 탈모 정보, 과연 정확할까?
Q. 하루에 빠지는 머리카락이 50개 이상이면 탈모로 볼 수 있다.
정답은 X. 일반적으로 하루에 50~70개의 머리카락은 빠진다. 단, 매일 100개 이상의 머리카락이 꾸준히 빠진다면 탈모를 의심해 볼 수 있다.
Q.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것은 탈모의 주요 증상이다.
정답은 O. 남성형 탈모는 DHT가 모낭을 위축시켜 굵었던 모발을 얇게 만들면서 진행된다. 계속해서 모발이 가늘어지고 힘이 약해지는 느낌이 든다면 남성형 탈모를 의심해 봐야 한다.
Q. 가족 중에 대머리가 없으면 탈모가 나타나지 않는다.
정답은 X. 탈모 인구의 70-80%를 차지하는 남성형 탈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유전성이다. 대머리의 양상은 다양해서 부모의 탈모가 심하지 않더라도 자식에게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Q. 자극적인 화학 샴푸보다는 순한 비누를 사용하는 것이 낫다.
정답은 X. 비누는 두피의 유효성분이 과도하게 씻어내 모발과 두피가 건조하게 만들 수 있어 좋지 않다. 머리를 감을 때는 미지근한 물에 약산성 샴푸를 사용하는 게 좋다. 뜨거운 온수를 사용하면 두피의 유분을 과도하게 없애 두피의 노화를 촉진시키고 머리결을 상하게 할 수 있다.
Q. 젤이나 무스는 탈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정답은 O. 헤어 스타일링 제품은 무조건 안 좋다고 많이 알려져 있는데, 두피에 묻혀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탈모와 관계없다.
Q. 남성형 탈모치료제를 먹으면 남성호르몬 수치가 떨어진다.
정답은 X. 일반적으로 남성형 탈모치료제는 DHT의 생성을 억제하여 탈모를 치료한다. DHT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에 의해 변환된 물질인데, DHT는 테스토스테론과 그 역할이 상이한 물질로, 이를 억제한다고 하여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Q.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무조건 모발이 건강해진다.
정답은 X. 단백질도 과도하게 섭취하면 대사증후군을 유발하기 때문에 오히려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체내 인슐린 분비량을 촉진시키는 흰 설탕, 흰 쌀, 흰 밀가루 등의 정제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인슐린 분비가 촉진되면 남성호르몬의 분비량도 많아져 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
◇진짜 탈모 치료의 열쇠, DHT 생성 억제
탈모는 두피의 굵고 검은 머리털이 빠지면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탈모의 원인은 무척 다양한데 탈모 환자의 70~80%를 차지하는 남성형 탈모의 경우에는 유전이나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DHT란 모낭에 작용해 탈모를 일으키는 호르몬으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 환원효소를 만나 변환된 물질이다. DHT는 모낭을 위축시켜 검고 굵은 모발을 가늘고 축 쳐지게 만드는 현상을 일으킨다. 이는 남성형 탈모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꾸준히 DHT의 생성을 억제하는 치료제를 복용하여 탈모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장기 임상 연구에서 90%의 탈모 억제 효과와 70%의 발모 효과를 입증하고, 미국 FDA와 국내 식약처를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 받은 경구용 탈모 치료제는 복용 후 6개월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1년 이상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중기 이후의 탈모에는 약물 치료와 모발이식 병행해야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이미 탈모가 심하게 진행됐거나 1년 이상 약물 치료를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모발이식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모발이식수술은 DHT의 영향을 받지 않는 뒷머리의 모발을 채취해 탈모가 진행된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로, 한 번 심은 모발은 영구히 탈모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절개로 인한 흉터와 통증 및 오랜 회복기간 등으로 인해 부담이 컸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흉터와 통증이 거의 없어, 일상 생활에도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
하지만 모발이식수술을 했다 하더라도 이식 이외의 부위에서는 계속해서 탈모가 진행될 수 있으므로, 만족스러운 수술 결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먹고 바르는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연세모벨르의원 표종훈 원장은 “탈모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탈모가 의심될 때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증상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미 탈모가 진행된 경우나 M자형 탈모 증상이 심각한 경우, 모발이식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수 기자
‘아차’ 하면 돌이킬 수 없는 탈모, 제대로 알고 있니?
입력 2015-11-18 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