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아이디가 'chojiro22'라고 밝힌 이 일본인 관광객은 지난 11일 '북한 2015: 평양의 밤'이란 제목의 4분36초짜리 영상을 게시했다.
열차 여행 중 찍은 영상이라고 소개한 만큼 평양시내 궤도 전차를 타고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촬영한 시점은 10월이라고만 했을뿐 구체적인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영상은 북한 가요가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가운데 평양시 중구역에 있는 평양역 광장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평양역은 중구역 창광거리에 있는 특급호텔인 고려호텔과 역전 백화점, 김책공업종합대학 인근에 있다.
20여 대의 차량이 주차된 광장에는 드문드문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이 보인다.
평양역 시계탑이 오후 6시 55분(북한시간)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초저녁에 찍은 것으로 보이지만, 주변은 매우 깜깜해 인적이 드문 우리의 시골 역 풍경을 연상케 한다.
평양역 건물 위쪽 양옆에는 '위대한 령도자 김정은 동지 만세'와 '영광스러운 조선로동당 만세'라고 적힌 붉은빛의 체제 선전 문구가 보인다.
또 바로 옆 작은 건물에는 '혁명 수뇌부 결사 옹위'란 문구가 나붙어 있다.
평양역을 조금 벗어나자 이따금 희미한 가로등만 보일뿐 통행하는 사람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도로에는 소형 화물차와 승용차 몇 대가 전조등을 켠 채 운행하는 등 교통이 한산한 편이다.
광복지구 상업중심에 있는 상점들도 간판 불빛만 희미하게 켜져 있고, 손님이 없는 듯 문이 굳게 닫힌 모습이다.
이처럼 북한 수도인 평양 시내의 초저녁 거리 풍경이 한밤처럼 어두운 점으로 미뤄 북한의 전력 수급이 열악한 상황에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최근 태양열과 지열 등을 이용하는 건축물과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재생 에너지 사용을 독려하는 한편 전국에 수력발전소를 잇달아 건설하는 등 전력난 해소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