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레랑스는 없다’ 프랑스 IS 심장부 ‘라카’에 20차례 폭탄 투하… ‘3차 세계대전’ 위기

입력 2015-11-16 17:12 수정 2015-11-16 17:32

시민들의 자유와 평화를 공격받은 프랑스에 톨레랑스(관용)는 없었다. 프랑스는 파리 연쇄 테러를 응징하기 위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대규모 공습에 나섰다.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한 연이은 테러에 프랑스와 미국 등이 반격에 나서면서 국제사회에는 ‘3차 세계대전’의 위기마저 감돌고 있다.

AP통신 등은 15일(현지시간) 프랑스가 IS의 심장부인 시리아 라카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국방부는 “이날 오후 폭격기 10대를 포함한 전투기 12대를 동원해 라카에 20차례에 걸쳐 폭탄을 투하했으며 IS 사령부와 신병 모집소, 무기 창고, 테러리스트 양성소를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전투기들은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각각 발진했으며 ‘개량형 스마트 폭탄’인 합동직격탄(JDAM)을 떨어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프랑스가 시리아에서 행한 최대 규모 공습이다. 시리아 북부에 위치한 라카는 IS가 장악한 후 수도로 삼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앞서 테러 사건 직후 테러의 배후로 IS를 지목한 후 이번 테러를 전쟁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한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프랑스 정부는 향후 공습을 더 확대하기 위해 샤를 드골 항모 전단을 아라비아해로 발진시켰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터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랑스는 파리 테러 이후 IS에 대한 행동에 나설 ‘타당성’을 얻었다”면서 “프랑스는 테러에 맞서 ‘행동’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파리 테러 이후 선포된 국가비상사태 기간을 3개월로 연장하기를 원한다는 뜻도 이날 의회에 전달했다.

그동안 이라크에서의 IS 공습에만 참여했던 프랑스는 지난 9월부터 시리아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IS 공습에도 동참해왔다. 유럽으로 시리아 난민이 물밀듯 몰려들어오면서 난민 위기 해결 차원에서 공습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그간 연합군 주도의 공습에 다소 소극적으로 동참했던 것과 달리 이슬람 급진주의 세력에 대한 ‘격퇴 의지’를 새롭게 하고 복수에 대한 각오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유럽 국가 가운데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모두 공습하는 것은 프랑스뿐이다.

미국 CNN 방송의 군사분석가 제임스 마크스는 이번 공습을 ‘본능적인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프랑스는 이미 미국 주도의 공습에 참여하고 있었지만 이번 공습은 아주 강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면서 “지금 프랑스의 공격 목표물은 상징적”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직 프랑스 외교관 프랑수아 에이스부르를 인용해 “프랑스가 전투기 파견을 늘려 IS에 대한 공습을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P통신은 IS가 프랑스의 이날 공습을 조롱했으며 “파리는 매춘과 역겨움의 도시”라고 맹비난했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