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10만 명이 운집한 11·14 민중총궐기 집회 당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연 한 아티스트가 관객 입장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이 아티스트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화문 시위와 연주회’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지금까지 50여회의 기획 공연을 수행했고 1000회 정도의 공연을 수행하면서 어제만큼 힘든 연주회는 없었다”며 “14일은 피해가 너무 심각했다. 14일의 상황은 누구나 알 정도로 심각한 시위였기에 그 정도는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후원하시는 200여 분 정도가 대부분 광화문역과 근처에 도착했음에도 시위대와 경찰의 통제로 공연장으로 들어갈 수 없어 발걸음을 돌려 그 수입 모두가 날아가 버렸다”며 “결국 많은 비용적 손실은 내가 떠안아야 한다. 나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도 인터파크 일부 예매자들에게도 환불 관련 항의를 받고 있다. 그래 그날 공연을 잡은 내가 죄인이다”며 힘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TV에서는 시위대의 과격성과 과잉대응을 놓고 설왕설래한다”며 “정작 광화문역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에 들어갈 수 없었던 분들의 이야기나 이로 인해 1년간 준비해온 공연을 망쳐버린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며 “정치꾼들 너희들은 민생을 챙긴다고 하면서 시위대 부상자나 경찰관 부상자들만 보이지. 너희들이 전혀 모르는 피눈물 흘리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알아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로 누구에게 피해 보상을 해야 할까? 시위를 주도한 시위대본부, 과잉 통제를 한 경찰, 이보다 높은 청와대 세종문화회관을 관리하는 서울시, 아님 문화관광부?”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공연에 장애우들을 초청했다는 사연도 털어놓았다. “정치하는 미친X야 광화문역 통제로 공연장을 찾은 팔순노인 여러분과 60명의 장애우들이 꼼짝달싹 못하고 공포에 떨었고 공연도 못 봤다”며 “어떻게 그 많은 지상파와 종편에서 패널들이 나오면서 한 놈도 주변 상인들 및 피해자들에 대한 걱정과 염려는 없고 모두가 과잉진압과 강경시위에 대한 이분법적 정치적 해석만 하고 있니”라고 개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세종문화회관을 향해서도 쓴 소리를 전했다. 그는 “세종문화회관 너희들도 그러는 것 아니다”며 “광화문역 안에 고객들이 갇힌 사실도 모르지. 사기업이었으면 이따위 상황 파악과 고객 응대라면 당장 해고감인 것은 아냐. 너희들은 앞에서 경찰병력에 고객들이 갇혀 꼼짝달싹 못할 때 집에서 노가리나 까고 있었지. 사무실에 아무도 없었으니 응대할 놈들도 없는 거지”라고 분노했다.
이 글을 본 지인들은 “1년간 해외를 오가며 준비한 많은 시간들이 짧은 2시간 안에 발표되는데, 세종문화회관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고 고객들을 음악회장으로 응대하는 사람 아무도 없고” “나 역시 공연장 가는 길이 참 힘들었다. 시위로 일반인들마저 출입을 통제 당해 광화문 광장 안은 모든 상점들이 피크 시간인 토요일 저녁에도 텅텅 비어 있었다. 이런 피해 역시 상인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생각을 하니 안타까웠다” 등의 글을 남겼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세종문화회관은 홈페이지와 SNS(페이스북, 트위터)에 사전 공지 및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시위 당일, 비상근무체재로 운영하는 등 최선을 다해 고객의 안전과 편의에 피해가 없도록 하고자 노력하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위 현장 상황이 실시간으로 바뀌는 바, 향후에는 내부 직원 위주로 공유하던 시위 현장 상황을 세종문화회관 SNS를 활용하여 고객들이 바로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더욱 체계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
시위 당일 공연, 세종문화회관은 나 몰라라…“장애우 60명 공포에 떨어”
입력 2015-11-16 15:56 수정 2015-11-18 2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