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재래시장에서 국제적 멸종 위기종인 ‘슬로로리스' 원숭이가 또 발견됐다. 지난 일과 13일에 이어 세번째다.
15일 오후 2시 10분쯤 부산 사하구 신평시장에서 몸길이 20㎝가량의 새끼 슬로로리스로 통닭집 냉장고 뒤편에 숨어 있다가 119 소방대원에게 포획됐다. 이 원숭이는 부산의 한 동물원에 인계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틀 전인 13일 오후 3시쯤에는 길이 25㎝, 몸무게 1㎏ 정도의 수컷 새끼가 시장 내 한 상가에서 발견됐고, 지난 3일에는 몸길이 30㎝, 몸무게 2㎏의 수컷 성체가 발견돼 모두 동물원으로 넘겨졌다.
특히 두 번째 발견된 슬로로리스는 처음 발견된 것과 달리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를 보여 인큐베이터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슬로로리스 원숭이는 100m를 가는 데 3시간이 걸릴 정도로 느려 '세상에서 가장 느린 원숭이'라는 별명을 가졌다.
국제적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돼 학술 목적으로 허가받은 경우가 아니고서는 애완동물 등으로 키울 수 없다.
하지만, 이번을 포함해 신평시장에서만 벌써 슬로로리스가 3마리째 나타나면서 출현 배경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부산야생동물보호협회 측은 잇따른 멸종위기종의 발견에 밀수 가능성이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슬로로리스는 매우 느리게 움직이기 때문에 사육 시설에서는 탈출 가능성은 낮고, 누군가 시차를 두고 한 장소에 3마리를 버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누가 버렸는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최인봉 부산야생동물보호협회장은 “2번째 슬로로리스가 발견됐을 때는 부산에 온종일 비가 내렸는데 당시 슬로로리스는 비에 젖지 않아 근처에서 유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멸종위기종 '가장 느린 원숭이' 부산서 또 발견, 누가 버렸나?
입력 2015-11-15 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