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의 두런두런 “靑출신들, 영남강남 엿보며 공정사회? 염치 좀…”

입력 2015-11-15 15:38
사진=김태형 기자

새누리당 의원으로서는 드물게 서울 3선 경력인 정두언 의원이 자신의 블로그 ‘두런두런’을 통해 박근혜정부 장차관과 청와대 출신 출마 예상자들에게 염치를 주문했다. 박근혜정부 고관 출신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영남과 서울 강남을 지역구로 물색하고 있다”고 전하며 “고관으로 임명되어 부귀영화를 누리던 사람들이 다시 국회의원으로 ‘임명’되어 그 부귀영화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정 의원은 “사회 지도층이 이렇게 염치도 없이 불공정 행위를 일삼고 있으니 이 사회가 어찌 공정한 사회가 되겠는가”라며 “고관으로 재직 중에 국민들을 위해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면 또 모르겠다”고 확인 사살(?)까지 했다. 영남과 서울 강남 출마 채비를 하고 있는 박근혜정부 장차관과 청와대 비서관들의 이름은 굳이 열거하지 않았다.

정 의원은 14일 밤 개인 블로그 ‘두런두런’에 글을 올리며 2010년 베스트셀러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로 시작했다. 정 의원은 지인들의 생일에 책을 선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너무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 수면제 대용으로 안성맞춤인 책”이라고 소개하며 그럼에도 많이 팔린 이유로 철학자 탁석산의 말을 소개했다.

“이건 일종의 시위로 볼 수 있다.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 대한 항의가 이 책을 사게 만들었다. 물론 끝까지 읽은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 한때 캐치프레이즈였던 ‘공정사회’ 발화를 보고 “속에서 열불이 났었다”라고 회고했다. 정 의원은 “공정치 못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형님 권력 주변에서 여전히, 아니 활발하게 국정농단이 자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결국 이명박 대통령의 공정사회는 출판사인 김영사만 대박 터지게 만들어주고 공허한 구호로 메아리치다 사라졌다”라고 했다. 이어 “지금은 쓴 웃음만 남는다”는 말과 함께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 내부에 대해 쓴 소리를 이어 갔다.

정 의원은 “친박TK 패권은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으로 더욱 콘크리트화했다”라며 “이들은 정부 여당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패권을 휘두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패권의 최대 수혜자는 역시 장차관과 수석비서관 등 정부 고관 출신”이라며 이들의 내년 총선 영남과 서울 강남 출마 채비를 전하면서 “전략공천이니 TK 물갈이니 하며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를 “쉽게 말하면, 고관으로 임명되어 부귀영화를 누리던 사람들이 다시 국회의원으로 ‘임명’되어 그 부귀영화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임명’이란 말에 작은따옴표를 쳐 강조함으로써 영남과 서울 강남의 새누리당 일변도 지지가 사실상 선거를 선거 아니게 만든다는 의미를 내포했다.

서울에서 3번의 총선을 거치며 사선을 넘나든 정 의원은 거침이 없었다. 친박 장차관 출신과 청와대 출신들에게 자신 있으면 자신과 같이 링 위로, 수도권으로 올라오라고 했다. 그는 “이들이 늘 입에 달고 살듯이,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여당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수도권의 야당 현역의원들이 있는 지역에 출마하여 정권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의 제목은 “진실된 사람의 정치”였다.



정두언 의원은 정치 외에도 달란트가 많은 사람이다. 특히 노래가 그렇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