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한 충돌이 빚어진 14일 서울광장의 모습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경찰 버스를 때려 부수는 시민, 물대포를 직사로 쏘는 경찰 등의 사진이 올라오며 ‘폭력 시위’와 ‘과잉 진압’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죠. 그럼 이 사진은 어떤가요?
15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한 시민이 의경의 눈을 씻겨주는 장면이 회자됐습니다. 최루액이 눈에 들어가 괴로워하는 의경에게 주황색 옷을 입은 시민이 직접 생수를 부어주는 모습입니다. 그들의 뒤에는 진흙투성이의 경찰 버스가 서 있습니다. 바퀴에 밧줄이 엉켜있는 걸 보니 어제 시위대가 끌어내려 했던 차벽이었나 봅니다.
이 사진은 트위터에서 1만4000번이 넘는 리트윗을 기록했습니다. 아직 시위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은 시점이라 울림은 더 컸습니다. 네티즌들은 하나 같이 “마음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시위대도 경찰도, 누군가의 가족이고 친구니까요. 그들이 다치는 걸 아무도 원치 않았으니까요.
한 네티즌은 “오빠가 의경으로 저 현장에 있었기에 더 눈물이 난다”고 했습니다. “그냥 아무도 안 다쳤으면 좋겠다” “모두 무사하시길 바랍니다” 등의 댓글이 뒤를 이었습니다.
노동·농민단체 회원 등 수만명이 참가한 이번 집회는 지난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이후 가장 큰 규모였습니다. 시위대는 서울광장에서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는 ‘민중총궐기 투쟁대회’를 열고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하면서 이를 막는 경찰과 곳곳에서 충돌했습니다.
일부 과격한 시위대는 경찰 버스를 밧줄로 묶어 끌어내 차벽을 무너뜨리려했고, 벽돌을 던지는 등 경찰을 위협했습니다. 경찰 역시 살수차를 동원해 캡사이신을 섞은 물대포를 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고요.
결국 양쪽에서 크고 작은 부상자가 속출했습니다. 경찰의 물대포를 정면으로 맞은 백모(68)씨는 의식불명에 빠지는 안타까운 사고까지 당했습니다.
사방이 아수라장에 된 상황에서 한 시민은 눈을 비비며 괴로워하는 의경을 발견했습니다. 아마도 “괜찮아요? 얼굴 좀 들어보세요”라고 말하며 물을 부어주지 않았을까요. 현장에는 분명 ‘그런 시위대’와 ‘그런 경찰’만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친절한 쿡기자] 최루액 맞은 의경 눈 씻어주는 시민 ‘뭉클’
입력 2015-11-15 15:07 수정 2015-11-15 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