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프리미엄 없다..무주공산 쟁탈전” 현역 부재 지역구 공천 조기 과열

입력 2015-11-15 08:08

내년 총선이 15일로 정확히 1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역 국회의원이 사라졌거나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구들에서는 '무주공산'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다른 어느 선거구보다 치열하다.

여야 모두 공천룰을 정하지도 않은데다 선거구조차 획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현역 프리미엄'이 사라진 기회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대법원 확정 판결로 현역이 의원직을 상실하고 차기 출마가 힘들어진 충북 제천·단양(새누리당 송광호), 제주 서귀포(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 등 두 곳이다.

특히 제천·단양에서는 4선을 지낸 터줏대감이 떠나자 후보군이 난립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송현승(60·새누리) 전 연합뉴스 사장, 엄태영(57·새누리) 전 제천시장, 김회구(51·새누리)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김기용(58) 전 경찰청장 등 무려 10여명이 후보군에 속해있다. 새정치연합의 이찬구(53) 부대변인은 두 달 전부터 이곳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역 의원의 출마가 불가능해진 제주 서귀포에서는 새누리당에선 강경필(52) 전 의정부지검장, 강지용(63) 당협위원장, 허용진(57) 변호사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새정치연합에서는 19대 총선에서 김재윤 전 의원과 공천 경쟁을 벌이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문대림(50) 전 제주도의회 의장이 다시 복당해 지역에서 활동 중이며, 제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위성곤(47) 현 도의원도 출마의 뜻을 밝혔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된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과 무소속 박기춘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의령·함안·합천과 경기 남양주을에서도 잠재적인 후보들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의령·함안·합천은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쪼개질 가능성이 있지만 새누리당 후보로 조진래(50) 전 국회의원, 이호영(58) 전 총리 비서실장, 이현출(51) 한반도 선진화재단 정치개혁위원장 등이, 새정치연합에선 정금효(60) 지역위원장이 이 지역의 민심 바닥을 훑고 있다.

선거구 인구가 선거구 획정 인구 상한을 초과한 경기 남양주을 역시 분구 가능성이 크지만 새누리당 이의용(55) 당협위원장과 새정치연합 김한정(52)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역 의원이 일찌감치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도 경쟁이 뜨겁긴 매한가지다.

새누리당에서 가장 먼저 불출마를 선언한 이한구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은 '대선잠룡'의 격전지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공천 결과를 기다려봐야 하지만 대구·경북(TK)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이 지역에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새정치연합 김부겸 전 의원의 '빅매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이 외에 대전 중구(강창희)·경남 김해을(김태호)·서울 서초갑(김회선) 등도 새누리당 현역 의원이 차기 도전장을 접은 곳들이다.

대전 중구에서는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인 이은권(57) 전 중구청장을 비롯해 같은 당 비례대표 출신의 이에리사(61) 의원, 새정치연합의 류배근(64) 전 지역위원장, 박용갑(58) 전 중구청장 등 출마 후보군으로 꼽힌다.

김해을에서는 '천하장사' 출신으로 당협위원장인 이만기(52) 인제대 교수와 황전원(52) 세월호특별조사위원이 새누리당 소속으로, 지난 총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김태호 의원에게 패한 김경수(48) 전 대통령 연설비서관이 새정치연합 소속으로 뛰고 있다.

서초갑에는 17·18대 재선을 한 이혜훈(51)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재기를 노리며 일찌감치 도전장을 내밀었으며,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인 때부터 보좌한 조윤선(49)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출마가 예상된다.

새정치연합에서는 문재인 대표가 현 지역구인 부산 사상에서 당협위원장 자리를 같은 당 배재정 의원에게 물려줬다. 이 지역에서는 새누리당 소속 권철현(68) 전 주일대사, 손수조(30) 당협위원장, 장제원(48) 전 의원 등이 뛰고 있다.

새정치연합 최재성(경기 남양주갑) 의원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야권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인근 지역구의 같은 당 소속이었던 박기춘 의원의 구속으로 '경기동부벨트'가 끊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지방선거 공천헌금 수수의혹으로 새누리당에서 제명된 무소속 유승우 의원 지역구인 경기 이천에서는 새누리당에서 윤명희(59) 의원, 이범관(72) 전 의원, 이희규(60) 전 의원, 송석준(51) 전 서울시장국토관리청장, 김경희(59) 전 이천부시장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으며, 새정치연합에서는 엄태준(52) 지역위원장이 활동 중이다.

성폭행 의혹으로 심학봉 전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한 데 이어 의원직까지 내려놓자 경북 구미갑에서도 신경전이 치열하다. 지난달 공직을 내려놓은 백승주(54) 전 국방차관, 김성조(57) 전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내린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