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문 열어줄께” 테러 공포에도 살아있는 파리 시민정신

입력 2015-11-14 19:16

프랑스 파리 시민이 13일(현지시간) 밤 테러 공격에 따른 공포 속에서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피처를 제공하는 운동을 벌였다.

NBC뉴스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파리에서 테러가 발생한 이후 트위터에는 '열린 문'(Open door)이라는 뜻의 'PorteOuverte'라는 해시태그가 개설됐다.

이날 밤 파리 시내와 외곽 축구 경기장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로 파리 시민과 관광객들이 긴급하게 대피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대피처 제공 운동이 시작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해시태그는 48만 건 이상 인용됐다.

파리 주민들은 피난처를 제공하거나 대피 장소를 알려줄 목적으로 해시태그를 사용했다.

한 사용자는 "갈 곳을 몰라 갈팡질팡하는 사람이 있으면 마티르에 있는 내 집에서 2∼3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썼다.

아이디 'WroteGabDeLioncourt'를 쓰는 네티즌은 "우리 집 소파는 항상 2∼3명을 재울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파리 거주자는 자신의 집이 있는 거리 이름과 이용 가능한 방 개수들을 올렸고 대피처까지 무료로 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글도 눈에 띄었다.

대피처 해시태그가 만들어진 것에 감동한 사람들도 있었다.

트위터 사용자 로렌은 "어둠 속에서 아름다운 빛과 같은 일"이라며 "세상에는 훌륭한 영혼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해시태그과 더불어 'PorteOuverte.eu'라는 사이트도 긴급하게 만들어져 임시 거처를 찾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프랑스 라디오 방송들은 파리 시민에게 집에 있으라고 당부하면서 거리에서 헤매는 사람들에게 대피처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파리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연쇄 테러가 발생해 최소 127명이 사망하고 중상자 99명을 비롯해 200여 명이 다쳤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