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3일 최근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겸 동아태 부차관보가 한반도 평화협정 체제 전환에 앞서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완전한 언어도단"이라고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얼마 전 미 국무부 대북한정책 특별대표는 어느 한 토론회 마당에서 우리의 평화협정 체결 주장이 순서가 잘못된 것이라고 하면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전에 먼저 비핵화에서 중요한 전진이 이룩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변인은 "1950년대에 시작된 북미 교전관계 때문에 1980년대에 핵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미국이 비핵화가 먼저 되어야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고 순서 타령을 하는 것은 결국 대북한 적대시정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적 경험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 북미 사이의 적대관계를 근원적으로 청산하지 않고선 어떤 문제도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면서 "미국은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는 우리의 선의를 오판하지 말아야 하며 이를 회피하는 후과(결과)가 과연 무엇이겠는가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우리는 지난 시기 비핵화 논의를 먼저 해보기도 했고 또 핵 문제와 평화보장 문제를 동시에 논의하는 회담도 수없이 했지만 아무런 결과도 보지 못했다"며 "그 바탕에는 변하지 않은 북미 사이의 적대관계가 깔려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성김 특별대표는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우드로윌슨센터 주최로 열린 '코리아 글로벌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이 휴전협정체제를 평화협정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비핵화라는 중심 이슈에서 중요한 진전이 있어야 한다"며 기존의 회의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北외무성, “미국의 비핵화 진전 요구는 완전한 언어도단”
입력 2015-11-13 1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