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10명 중 8명 수술 못하는 3~4기에 발견”…금연하고 독주 삼가야

입력 2015-11-13 15:50 수정 2015-11-13 15:53
13일은 ‘췌장암의 날’이다. 대표적 난치암으로 알려진 췌장암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대국민 홍보를 위해 대한췌담도학회(이사장 김호각)와 한국췌장외과연구회(회장 김송철), 한국췌장암네트워크(대표 김선회)가 올해 처음 제정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췌장암의 날(매년 11월 13일)’ 행사를 공동 주관하고 “우리나라에서 매일 12명의 췌장암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11명이 목숨을 잃는다”는 분석 결과를 내 놨다. 국내 췌장암 환자 10명 중 8명은 수술이 불가능한 3~4기에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췌장암은 우리나라 암 발생 8위, 암 사망 5위를 차지하는 질환이다. 연간 5000명 가까운 환자가 발생하고 이 중 8% 만이 생존한다.

췌장암은 현재 수술 치료의 효과가 많이 좋아져 조기에 췌장을 잘라내는 환자의 사망률은 1~2% 미만으로 줄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나라 전체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평균 8.7%로 다른 암과 달리 지난 20여년간 거의 향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처럼 췌장암의 치료 성적이 낮은 이유는 이 암이 조기에 특징적인 증상이 없고 조기진단 방법도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학회의 분석자료를 보면 국내 췌장암 환자의 80%가 수술이 불가능한 3~4기 상태에서 진단되고 있다.

이 질환은 아직 효과적인 항암제가 없어 수술 치료가 최선이다. 만약 수술이 가능한 1~2기에 췌장암을 발견해 치료하면 생존율을 20%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수술할 수 없는 췌장암이라고 해서 사형선고처럼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부작용이 적고 투여방법이 간편한 최신 항암화학요법을 6개월 이상 받으면 암의 크기가 줄고 증상이 없어져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크기를 줄이기 위한 방사선 치료도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학회는 췌장암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으로 흡연, 만 50세 이상의 나이, 췌장암 가족력, 만성 췌장염 ,당뇨병, 공해물질·화학물질 노출 등을 꼽았다. 이중에서도 흡연은 비흡연자보다 췌장암 위험도를 두 배 이상 높이는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호각 대한췌담도학회 이사장은 “췌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연하면서 알코올 도수가 높은 독주 등을 통한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적당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