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의 도박과 알코올 중독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만 20세 이상 약 207만명이 도박중독을 경험한 것으로 추정되고 술을 마셔본 성인 8명 가운데 1명은 알코올 중독 위험 수준에 해당한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3일 '도박중독 실태와 예방·치료 정책 현황 및 과제'와 ‘알코올 중독 관련 요인분석 및 정책방향’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2014년 사행산업이용실태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해 일반인의 도박 중독률은 중위험군 3.9%와 문제군 1.5%를 합해 5.4%로 조사됐다. 이를 우리나라 만 20세 이상 전체인구로 따져보면, 207만명 정도가 도박중독 유병자로 추산된다.
중위험군이란 도박에 사용하는 시간과 금액이 늘고, 도박행동 및 결과를 숨기며, 개인의 조절능력(통제력)을 일부 상실해 일상생활과 역할기능에 피해를 줄 정도로 도박에 몰입한 상태를 말한다. 문제군은 도박행동으로 일상생활과 역할기능이 심각하게 손상되거나 통제력을 상실한 상태를 뜻한다.
사행활동 경험률은 82.2%로, 우리나라 만 20세 이상 10명 중 8명이 평생 한 번 이상은 사행활동을 한 것으로 나왔다. 최근 1년간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만 20세 이상 성인의 66.3%가 한 번 이상 사행활동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행활동 경험률은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복권, 체육진흥투표권, 소싸움 경기, 사설 사행활동, 친목목적 게임, 오락형 온라인게임 등을 평생 혹은 최근 1년간 경험했는지로 측정했다.
보사연은 또 지난해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만2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음주 경험이 있는 성인의 12.7%가 알코올 중독 위험군에 속했다고 밝혔다.
알코올 중독 여부는 음주횟수, 음주량, 음주과정 및 후유증 등을 점수로 매겨 0∼15점을 정상 음주군, 16∼19점을 위험 음주군, 20∼40점을 알코올 사용장애 추정군으로 분류해 판단했다.
조사 대상 성인 남녀의 83.4%는 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알코올 위험 음주군과 사용장애 추정군은 각각 5.9%, 6.8%로 집계됐다. 두 그룹을 합친 수치는 12.7%로 8명 중 1명꼴로 알코올 중독 위험 수준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특히 위험군에 속한 사람들 가운데 10대에 처음 술을 접한 경우는 위험 음주군이 43.8%, 사용장애 추정군이 48.8%에 달했다.
이들은 주로 ‘호기심으로’,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술을 처음 접했다고 답변했다. 보사연은 “알코올 중독의 예방·치료·관리를 위해 소주, 맥주 등 주류에 건강 증진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도박, 술에 빠진 대한민국
입력 2015-11-13 1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