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면 공멸이다” 野 중간지대 움직인다…당 내홍 해결사 될까

입력 2015-11-13 12:27

새정치민주연합의 주류, 비주류 간 내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갈등 속에 중간지대 인사들이 모종의 행동을 준비하고 있어 당 내홍의 해결사 역할을 할 지 주목된다.

비주류는 지난 12일 의원총회에서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명분으로 현역의원 하위 20% 물갈이를 위한 평가작업 무력화에 실패하자 이번에는 지도부 교체론을 내세워 주류를 향한 재반격에 나설 태세여서 계파 간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당 내홍에 거리를 둬온 중간지대 의원들이 더이상 당내 문제에 침묵할 수 없다는 인식에 따라 공개적인 목소리를 내거나 통합의 산파역으로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간지대의 한 재선의원은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대로 가면 당이 공멸하게 생겼는데 친노(친노무현), 비노(비노무현)를 따질 때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최근 중간층에서 당의 단합이 선결과제라는 공감대 속에 다양한 물밑대화를 시도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내 중립성향 중진급 인사 8명의 모임인 '통합행동'이 내주초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화합을 위한 공개적인 제안을 내놓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통합행동은 당내 통합의 최우선 과제가 두 사람의 협력적 관계 회복에 있다고 보고 서로를 일정 부분 인정하는 전제 하에서 더큰 혁신으로 나아가자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고비 때마다 해결사 역을 자임한 중진 의원들도 내주중 다시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몇몇 중진과 당의 중책을 맡고 있는 분들이 당내 상황을 의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내주 중반 이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중진을 중심으로 당내 중간층은 물론 주류와 비주류까지 포괄하는 협의체를 구성하려는 물밑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한 4선 의원은 "지금까지 문재인 대표가 뭘 잘못했다는 얘기는 비주류에서 충분히 했으니까 이제는 생산적 결과를 도출할 때"라며 "폭넓게 의견을 모으기 위한 노력들이 다음주부터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소장파는 소장파대로, 중진은 중진대로 의견을 모으고 같이 묶으면서 많은 사람의 참여를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간지대 내에서도 통합선대위 구성 등 지도체제 변경문제에 대한 입장이 정리된 것은 아니어서 중간층의 움직임이 어디로 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는 문 대표의 거취를 포함한 통합선대위를 구성해 당을 안정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하면, 현재 거론되는 통합선대위는 지분 나눠먹기 성격이 강해 문 대표 체제를 일정 부분 인정하는 전제에서 대안을 모색하자는 의견도 있다.

문 대표는 전날 안 전 대표가 또다시 자신을 겨냥한 비판적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한 분 한 분 발언을 떼어내 일일이 대응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전체적인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다시 한 번 새롭게 힘을 함께 모을 수 있는 단합된 체제가 필요하다"며 "이런 이야기를 여러 차원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 크게들 봐달라. 시간도 필요한 일이고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전날 회동에서 사실상 대표직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취재진을 향해 "같은 차원으로 봐달라. 이야기가 더 번지지 않게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