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집에 있던 미국의 13세 소년이 2인조 강도를 물리쳤다. 영화 ‘나 홀로 집에’가 현실에서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웃을 수 없었다.
12일(현지시간) 폭스5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 카운티의 한 가정집에 2인조 강도가 침입하려 했다. 당시 어머니는 직장에 갔고 집안에는 13세 소년 혼자 있는 상태였다.
이 소년은 당일 오후 1시30분쯤 수상한 회색 차량 한 대가 집 근처에 주차하는 것을 목격하고 이어 누군가가 뒷문으로 집에 침입하려는 기색을 느꼈다. 곧 엄마의 산탄총을 갖고 온 소년은 인기척이 나는 쪽을 향해 총을 여러 차례 발사했다.
집으로 들어가려던 2인조 강도 라마르 브라운(31)과 이라 베넷(28)은 놀라 반사적으로 총을 쏘면서 달아났다. 얼마나 당황했던지 현장에 45구경 콜트 권총을 떨어뜨린 채였다. 하지만 브라운은 소년이 쏜 산탄총에 맞은 상태였고 베넷이 그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사망했다. 베넷은 도주 후 곧 경찰에 체포돼 1급 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찰스턴 카운티 경찰은 “강도 중 한 명은 소년이 쏜 총에 3발을 맞았으나 다행히 소년은 범인들이 쏜 총에 맞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소년의 어머니는 경찰 진술에서 “아들한테 한 번도 산탄총 쏘는 법을 가르친 적이 없다”면서 “다만 위급한 상황이 닥쳐 필요할 경우에는 총을 쏘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현실이 된 영화 '나 홀로 집에'…하지만 웃을 수 없었다
입력 2015-11-13 0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