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문제의 심각성 인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 “세 사람 손 잡으면 살길 열리나”

입력 2015-11-12 20:42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는 12일 야권내 대권주자 협의체인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희망스크럼'을 통해 현 위기상황을 돌파하자는 문재인 대표의 구상에 대해 "세사람이 손 잡으면 된다는 건데 무조건 손만 잡으면 우리 당의 살 길이 열리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민대에서 한 '국민멘토 안철수의 희망멘토링'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어떤 분이 문안박 연대란 말씀도 한다"며 이같이 반문했다.

이어 "세사람이 손을 잡아서 정말로 거대한 쓰나미를 막고, 땅에 떨어진 야당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지금 상황이 너무 엄중해서 문-안-박 연대만으로는 더이상 문제해결을 하기 힘들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제가 요구한 10가지 혁신안에 대해 문 대표가 답을 하지 않고는 연대 이야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힌데 이어 '문안박 연대'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은 혁신없이 통합한다는 것은 봉합이란 것을 다 알고 계신다"며 "그밖에도 여러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국민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더 근본적인 대책, 즉 혁신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새정치연합은 왜 선거에서 계속 지느냐'는 질문에 "정말 가슴을 송곳으로 찌른다"며 "지금 상태로는 총선에서 질 것이라고 본다.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다. 대안정당으로 신뢰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여당이 10점 밖에 못 받지만, 야당은 10점도 못 받는다고 국민이 생각하는 게 문제"라며 "신뢰받는 정당이 되기 위해 두달 전부터 혁신을 이야기한 건데 지금까지 전혀 한걸음도 앞으로 나가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들고 나왔을 때 싸울 것은 싸우고 고칠건 고치자고 했지만, 국정화 교과서 때문에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비판하지 말라는 당내 비판도 나왔다"며 "그러나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국민은 갈수록 많아지는 데 우리 당의 지지도는 더 떨어졌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정부 행태에 반대하는 국민은 굉장히 많지만 야당이 국민 뜻을 받아 실제 성과를 내리라는 신뢰가 없다는 것"이라며 "지금 굉장히 엄중한 국면인 만큼,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바꿀 수 있는 건 다 바꿔서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총선 심판론' 발언과 관련, "야당이 얼마나 허약하면 대통령이 선거개입에 가까운 말씀을 하실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다만 비주류측에서 제기한 문 대표의 2선후퇴론에 대해선 "저는 지금까지 일관되게 당의 큰 변화가 있어야지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고, 현 위기상황을 극복할수 있다는 주장을 계속 해오고 있다"며 즉답을 피해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