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정국에 밀려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새정치민주연합 내 계파갈등이 비주류의 세결집을 계기로 다시금 거세질 조짐이다.
고비마다 수적 열세와 '모래알' 조직력을 절감하며 물러섰던 비주류가 새 조직을 통해 전열을 가다듬고 주류와의 주도권 싸움을 본격화할 태세를 보이면서다.
이에 따라 오는 12일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 논의를 위해 열리는 의원총회는 총선을 앞둔 당내 세대결의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새정치연합 비주류 인사들이 모인 '정치혁신을 위한 2020모임'은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특정 지역에 기반을 두고 진영논리로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거대 양당 중심의 독과점적 정당체계는 타파돼야 한다"며 권역별 연동형(독일식) 비례대표제 도입, 다당제 확립, 연정형 권력구조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모임에는 이상민 노웅래 문병호 유성엽 이춘석 정성호 최재천 권은희 송호창 최원식 의원 등 10명이 참여했고, 문 의원이 간사를 맡았다.
모임은 정치의 근본적 개혁을 표방했지만 당 현안에 대한 공동대응 방침도 분명히 했다.
문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 거취나 지도체제 문제도 당연히 중요한 토론사항"이라며 "통합 전당대회가 가장 명쾌하고 당헌에도 부합한다. 통합과 혁신을 같이 이룰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신당 창당을 추진중인 천정배 의원, 박주선 의원 등과 연대 여부에 대해서는 "우리 취지에 동의한다면 다 할 수 있다. 새누리당에 있는 분이라도 뜻이 같다면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는 "대권주자나 계파수장, 당내 지도부와는 상의하지 않았고 초·재선 위주로 활동할 것"이라면서도 "같이 갈 수 있는 길이라면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최규성 의원의 요구에 따라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 전략 및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논의를 위한 의총이 열릴 예정이어서 계파 간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비주류측은 오픈프라이머리를 내세워 혁신위원회가 마련한 공천룰의 문제점을 집중 제기하고, 주류측은 '공천안 지키기'에 나설 전망이다. 최근 비주류측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지도체제 개편 문제가 본격 논의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안 전 대표 역시 12일 국민대에서 강연을 통해 문 대표를 압박하고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같은 날 문 대표와 회동할 예정이어서 12일을 기점으로 당내 현안을 둘러싼 갈등이 전방위적으로 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당 지도부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에 이어 발족시키려던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구성안도 11일 최고위원회의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사전 논의 부족을 이유로 의결이 보류됐다.
문 대표측은 비주류측의 공세를 의도적인 '지도부 흔들기'라고 판단하고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지속적으로 모색하는 한편 원활한 총선체제로의 전환도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주류측은 이번 의총 소집 요구서에 서명한 의원이 4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논의를 촉구하며 서명한 80여명에 비해 절반 가량으로 줄어든 것이다. 특히 재적의원(128명) 3분의 1 이상(43명)이라는 의총 소집 요건에 '턱걸이'한 것이어서 비주류측의 응집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비주류측에서는 의총 소집 요건을 채웠기 때문에 추가로 서명을 받지 않았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모래알 조직력 이번에는 다르다?” 결집하는 野 비주류…내일 의총서 공천룰 세대결
입력 2015-11-11 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