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의 은혜론 “우리 사회보장 체계,참전용사 희생 바탕”

입력 2015-11-11 17:11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한국전쟁에 참가했던 벨기에 참전용사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은혜를 잊지 않는 것이 바로 은혜를 갚는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11차 사회보장위원회 회의에서 "오늘 (오전) 11시에 묵념의 시간을 가지게 됐다"며 자신이 생각하는 '은혜론'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묵념의 시간'은 매년 11월11일 오전 11시를 기해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넋을 기리며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가 자리잡은 부산을 향해 1분간 묵념하는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행사를 일컫는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그 얘기(묵념의 시간)를 들으니까 생각나는데 저는 각 나라를 방문할 때 (한국전에) 참전했던 용사들이 계시는 곳에선 (참전용사들을) 같이 초대해서 만나고 우리 국민의 감사의 뜻도 전해드리고 항상 그렇게 해왔다"며 벨기에 참전용사들을 만나 들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벨기에 참전용사들과 식사하고 나중에 헤어질 때 '한 가지 소원이 있다'고 마지막에 어떤 분이 말해 '우리 국민에게 전해드리겠다'고 얘기하니까 '우리를 잊지 말아달라'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그런데 그런 말이 있다. 은혜를 갚는다는 것은 그 은혜를 잊지 않는 것이다. (은혜를) 잊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은혜를 갚는 것이라는 말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오늘 우리가 이 만큼 사회보장 체계를 갖추면서 아직 부족한 점 있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구가한 것도 사실은 그런 분들의 희생이 바탕이 됐다는 것을 항상 마음 속에 새기면서 우리가 가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아침에 해봤다"고 이 같이 언급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러한 '은혜론' 언급을 놓고 청와대는 회의에서 박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묵념의 시간을 가지면서 참전용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의 심경이 담긴 메시지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새누리당의 한 친박 의원은 "신의를 중시하는 대통령 입장에서는 은혜를 원수로 갚거나 은혜를 잊어버리는 것이 배신이고 그런 것 아니겠는가"라며 "무슨 의도로 하신 말씀은 아니겠지만, 정국이 그렇다 보니 해석을 그렇게 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