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덜덜했던 리즈시절 컴백” 백만장자 투자자 등장… 현실은?

입력 2015-11-11 15:45
사진=리즈 유나이티드 홈페이지

사라진 ‘리즈 시절’은 돌아올까. 한때 잉글랜드 프로축구의 맹주였지만 지금은 쇄락한 명문 구단의 상징으로 전락한 리즈 유나이티드가 백만장자를 투자자로 잡았다.

영국 일간 미러는 11일 “백만장자 스티브 파킨이 3000만 파운드(약 525억원)에 리즈 유나이티드를 인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킨은 변호사를 통해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과거 추진했던 인수 작업을 실사에서 철회한 전적이 있어 축구팬들은 파킨과 마시모 셀리노 구단주의 확정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파킨은 리즈 유나이티드의 열혈 팬으로 알려졌다.

셀리노 구단주는 “파킨은 리즈 유나이티드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파킨이 대화를 원하면 내 변호사와 만날 수 있다”며 “실사는 30분가량이면 충분하다. 리즈는 깨끗하다. 재정적으로도 건강하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매각을 확정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파킨은 “리즈 유나이티드의 부활을 위해 가능한 무엇이든 하고 싶다”고 말했다.

리즈 유나이티드 영국 웨스트요크셔주 리즈시 앨런드 로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1919년 창단해 100주년을 앞둔 전통의 구단이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전신인 풋볼리그 1의 마지막 1991-1992 시즌에 우승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라이벌 관계로 엮인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2003-2004 시즌부터 몰락하면서 하부 리그로 곤두박질쳤다. 지금은 2부 리그인 챔피언십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노리고 있지만 암흑기는 이미 10년을 넘겼다.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사라진 전성기’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리즈 시절’도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유래했다.

파킨이 인수자금으로 지불할 계획으로 알려진 3000만 파운드는 거액이지만 리즈 유나이티드의 부활을 견인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파킨의 인수자금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몸값에 절반도 못 미친 금액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2009년 호날두를 맨유로부터 영입하면서 지불한 이적료는 8000만 파운드(약 1400억원)다.

러시아의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12년 전인 2003년 첼시를 재건하면서 선수 영입으로만 사용한 금액은 1억 파운드(약 1750억원)였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왕가의 재벌 셰이크 만수르는 2008년 맨체스터시티(맨시티)를 인수하면서 2억1000만 파운드(약 3680억원)를 쏟아 부었다. 리즈 유나이티드가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하고 우승까지 노리기에 3000만 파운드는 다소 부족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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