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분노조절장애·新독재·탄핵감” 野, 노골적 선거개입에 격앙

입력 2015-11-11 13:38

새정치민주연합은 11일 "국민을 위해 진실한 사람들만 선택받아야 한다", "바른 역사를 못 배우면 혼이 비정상"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전날 국무회의 발언에 대해 "노골적 선거개입"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분노조절장애", "영혼포기 발언" 등 거친 표현이 쏟아졌고, "몇 번은 탄핵받을 사안", "새누리당을 탈당해야 한다" 등의 주장까지 나왔다.

당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쟁점화하며 총공세를 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 지지발언을 했다가 한나라당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탄핵을 당했던 사실과 현 상황을 오버랩 시키며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현 상황을 '신독재'로 규정,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제1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한 것과 대비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표는 "자신의 사람들을 당선시켜달라는 노골적인 당선운동인 동시에 야당과 이른바 '비박'(비박근혜)에 대한 노골적 낙선운동"이라며 "박 대통령은 과거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어떻게 했는지 되돌아보면서 자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기자들이 '박 대통령의 발언이 탄핵감이라는 뜻이냐'는 질문에 "말한 대로만 이해해달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분노조절장애'가 나날이 심해지면서 국민의 분노조절도 한계에 달하고 있다"며 "이런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2년이나 남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무서운 일"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총선 심판론' 발언과 관련, "습관적 선거개입 발언을 하며 스스로를 대구지역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축소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민은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데, '출마 대기표'를 뽑아든 장관과 참모들에 둘러싸인 대통령이 무슨 염치로 민생을 입에 담는가"라며 "유체이탈을 넘어 영혼포기 발언이며 퇴임 후에도 절대 권력을 놓지 않겠다는 상왕정치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혼 비정상' 발언에 대해서도 "주권자인 국민을 모욕하는 발언"이라며 "부디 '유신의 밀실'에서 나오시라"고 말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는 구국을 앞세운 독재로 민주주의를 짓밟고 그 딸은 정신개조에 나섰다"이라며 "유신시대보다 더 캄캄한 밀실에서 집필한 교과서로 국민 혼까지 바꾸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2015년이라고 믿을 수 없는 판타지 같은 일이 저질러지고 있다. 이미 유신을 훌쩍 넘어선 신독재"라며 "대통령은 이제 유체이탈 화법을 넘어서 시공초월화법을 선보이는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무회의에서 총선타령만 하니 민생파탄만 남는 건 당연하다. 집단적 업무태만이자 직무유기"라며 "내년 총선을 공정하게, 질서있게 관리하기 위해선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하는 수밖에 없다"고 탈당을 요구했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이 측근들을 당선 가능 지역에 내보내 홍위병으로 만들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며 "이 정도면 몇 번은 탄핵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과도한 '거친 언사'가 사안의 본질을 희석, 오히려 역풍만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 중진 의원은 "탄핵이라는 말은 함부로 꺼내선 안된다"며 "자칫 보수층의 결집만 초래하는 등 부작용만 초래할 수 있다.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