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블프는 알고보니 빚잔치… 10월 마이너스통장대출 5년5개월만에 최대 증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는 알고보면 코리아 뎃프라이데이(debt Friday)?’

지난달 정부의 대대적인 소비진작책으로 시작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서민의 빚잔치로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서민들이 몰리면서 마이너스통장대출액이 5년5개월만에 최대수준을 기록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급증세에 주택담보대출도 크게 늘면서 10월 은행 가계대출은 사상최대치를 갱신했다.

한국은행은 ‘2015년 10월중 금융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마이너스통장대출이 전월 말보다 2조원이 늘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가정의 달과 공모주 청약 열풍이 불었던 2010년 5월(2조7000억원 증가)이후 최대치다.

한은 금융시장국 이정헌 시장총괄팀 차장은 “추석연휴(9월 말)와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중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결제자금 수요 등으로 2조원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추석(9월초) 당시 9월 마이너스통장대출잔액이 전달에 비해 2000억원 증가에 그친 점에 비춰 올해 10월의 마이너스통장대출 급증세는 상당부분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서민들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싸게 나온 물건들을 신용카드로 과하게 구입하다보니 이를 결제할 돈이 부족하자 마이너스통장대출에 의존했다는 의미다.

정부에 의해 처음 시도된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는 10월 1일부터 14일까지 보름간 진행됐다.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현장의 호응 속에 내수회복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블프가 사실상 미래 소비를 제약하는 빚잔치 속에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 올해 블프의 성공은 빛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외에 주택담보대출도 부동산 시장 활황세로 크게 늘면서 10월 중 은행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9조원이 증가, 2008년 한은의 통계편제 이후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전 최대치는 올 4월 8조5000억원 증가였다. 주택담보대출은 이사철 주택거래 수요, 아파트 분양 호조 등으로 7조원이 늘었다. 이는 지난 4월(8조원 증가)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분이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